일본 약탈 진주 연지사종, 청녹병 가속화 막았다
일본 약탈 진주 연지사종, 청녹병 가속화 막았다
  • 백지영
  • 승인 2022.09.2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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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 흥덕왕 8년(833년)에 만들어져 진주 연지사에 보관됐으나 1593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함락과 함께 수탈된 연지사동종의 모습.이 종은 현재 후쿠이현(福井懸) 쓰네미야신사(常官神社)에 보관돼 있으며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연합뉴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약탈해간 뒤 일본 국보 ‘조선종’으로 지정됐지만 열악한 보존 환경에서 보존되며 청녹병에 시달렸던 진주 연지사종이 최근 보존 처리를 완료했다.

10년 이상 연지사종 환수 운동을 펼치고 보존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해온 지역 시민단체는 급한 불을 껐다며 반색하면서도 향후 대책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27일 일본 후쿠이현 지역 언론인 후쿠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후쿠이현 쓰루가시 조구신사에 있는 일본 국보 78호 ‘조선종’이 1년여 보존 처리를 마치고 지난 22일 조구신사 수장고로 돌아갔다.

‘조선종’은 신라 흥덕왕 8년(833년)에 만들어진 통일신라 3대 범종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당시 종이 보관돼온 진주지역 사찰 이름을 따 ‘연지사종’으로 불리는 종으로,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진주 연지사에서 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주지역 시민단체와 향토 사학자 등은 10여 년 전부터 연지사종 환수 운동을 펼쳐왔다. 특히 열악한 보존환경으로 종 표면이 녹슬고 곳곳에 구멍이 나는 등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긴급 보존 처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 연구진 등이 수차례 현장 조사를 통해 보존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자 일본 측은 뒤늦게 보존 처리와 전래 과정·생산지를 밝히는 조사 작업 등에 나섰다.

지난해 5월부터 녹 제거 작업 등을 거친 연지사종은 몸통에 새겨진 선녀와 일본 에도시대 관람객이 먹으로 낙서한 자국 등이 선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녹 성분 분석 과정에서 납 산지가 명문(종 제작 기록)에 게재된 제조지와 같다는 사실도 판명됐다.

종을 보관하는 수장고 시설 개조와 종 받침대 신규 제작도 완료되면서 연지사종은 지난 23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종 보존 처리 비용은 1795만엔(한화 1억 7706만원)으로 일본 정부와 후쿠이현, 쓰루가시가 분담했다.

그간 연지사종 환수 운동에 나서왔던 지역 시민단체들은 보존 처리가 끝났다는 사실에 반색하면서도 향후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연지사종 환수 운동을 펼쳐온 ㈔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대표 정혜스님은 “연지사종에 무심했던 일본 측이 한국에서 들끓고 나서자 그제야 관심을 갖고선 늦게나마 보존 처리를 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람객이 낙서한 흔적을 살린 채 보존 처리를 했다는 점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언론에 보도된 사진만으로는 보존 처리 완성도가 어떤지 알 수 없어 직접 현지에서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보존 처리가 이들이 염원하는 연지사종 환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억대 보존비를 일본 측이 부담한 만큼 다시 한국으로 내놓으려 할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경남국외문화재보존연구회 측은 내달 22일께 ‘연지사종 보존 처리 후 환수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통해 전문가, 지역 인사 등과 향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혜스님은 “당장 환수는 쉽지 않겠지만 민간 차원에서라도 종 보존 조치를 이끌고, 타종 행사를 하는 등 유대 관계를 강화해 이후라도 정부 등이 환수해오기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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