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인연(因緣)
[경일춘추]인연(因緣)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8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민영 (한국화가)
정민영


인연은 어디를 통해서 왔다가 어떤 경로로 사라져 가는지는 알 수가 없다. 불교적 의미로는 인(因)과 연(緣)을 함께 부르는 말로 인은 결과를 산출하는 내적·직접적 원인이며, 연은 결과의 산출을 도와주는 외적· 간접적 원인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원인 가운데 주된 것이 인이며, 보조적인 것이 연이다.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겼다가 인연에 의해 멸한다고 한다.

사전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 또는 사람이 상황이나 일, 사물과 맺어지는 관계를 의미한다. 과연 인연이란 무엇일까? 선연과 악연, 우연과 필연 등 다양하게 나열할 수 있다. 선연과 악연은 그에 속한 사람이 스스로 느끼는 주관적인 생각에 의해 나타날 것이며, 우연과 필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항상 존재하는 것이리라. 우연이란 서로 스치듯 만나 인사를 나누고 스치듯 지나가는 관계일 것이다. 필연이란 혈연, 지연, 학연에 의해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는 관계를 의미한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하는 사람도 무수히 많다.

우연으로 만나 우연으로 끝나는 경우는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경우이다. 우연으로 만나 필연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어떤 계기가 지속돼 그 관계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나의 삶에서 우연이 필연으로 이어진 경우를 보면 A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에서 경조사 등에서 만나 얼굴은 익혔으나, 모르는 관계로 지내다 우연히 한 모임에서 다시 만나 반가움을 나누고 지금도 서로가 서로를 살피면서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B의 경우는 우리 집에 세를 들어 짧은 기간 살다가 이사를 갔으나, 그 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서 진주외곽으로 작업실을 옮길 수 있도록 지대한 역할을 해준 인연이다. 우리는 서로가 모임을 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필연에서 필연으로 이어진 경우는 학연으로 만나 관계를 형성해 가면서, 한때 가족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또 한 달이라는 기간에 가족을 떠나보낸 경우이다. 더욱이 가신 분을 한 장소에 한 줄을 사이에 두고 모셨기에 이는 하늘이 주신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지금도 우리 삶의 현장에는 무수히 많은 인연을 맺어가며 살고 있다. 이 인연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고 진실된 마음을 갖고 살면 우리의 인생은 인연으로 인해 보람되고 알찬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우연에서 필연으로, 필연에서 필연으로 더욱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