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2의 허준이를 꿈꾸며
[기고]제2의 허준이를 꿈꾸며
  • 경남일보
  • 승인 2022.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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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청덕초등학교 교사·2022청소년수학탐구페스티벌 기획팀장)
김주연 청덕초등학교 교사


2022년은 한국 수학계에 더할 나위 없는 눈부신 업적을 쌓은 해다.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한국계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상했고 세계 수학 영재들이 실력을 겨루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한국 학생들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 수학의 국가 등급을 4그룹에서 최고 등급인 5그룹으로 상향시켰는데 이는 역대 최단기간 최고 그룹에 오른 기록이라고 한다.

화려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수학교육의 토대가 될 초중고등학교에서의 수학은 학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입시 도구로써 사용되는 수학은 학문 자체의 매력을 느낄 틈도 없이 조금만 뒤처지면 수포자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만들어 학생들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짧은 역사에 비해 높은 성취도를 보이고 있는 학업성취도도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볼 때 현 상황을 개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느낀다. 우리는 허준이 교수를 통해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허준이 교수는 어렸을 때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의 입시 위주의 수학교육으로 인해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대에서 수리과학부, 물리천문학부를 전공할 때 4학년 때까지 순수 수학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위상수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 순수 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서울대 초빙석좌교수로 있던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대수기하학 강의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수학에는 많은 영역이 있어서 학생 저마다의 강점이 있기 마련이다. 연산에는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도형을 다루는 퍼즐을 척척 맞추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한다. 학업성취도는 떨어지지만 수학과 관련된 보드게임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뽐내는 경우도 가끔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학교 교육과정상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수학적 원리가 무수히 많아 어떤 영역이든 흥미로운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 내에서 이렇게 다양한 수학 영역을 탐구할 수 있는 여유는 존재하기 어렵다. 이러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수학축제일 것이다.

청소년 수학탐구 페스티벌은 2018년부터 이어져 온 서부경남 유일의 수학축제이다. 학교의 수학동아리 학생들과 열정적인 교사들이 함께 다양한 영역의 수학적 원리를 탐구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축제를 여는 것이다. 올해 개최되는 ‘2022 청소년 수학탐구 페스티벌’은 25개의 초중고등학교 수학동아리가 참여해 결과물을 함께 공유할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학교에서 만날 수 없는 수학 세계를 접하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 중 누군가는 입시수학을 포기했다가 매력적인 수학적 원리를 접하고 그 길로 나아가는 제2의 허준이가 되기를 기원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22 청소년 수학탐구 페스티벌 ‘하모, 수학은 체험이지’가 10월 22일 진주교육지원청 일원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워킹스루와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열렸던 청소년 수학탐구 페스티벌은 올해 대면방식으로 전환되어 실시된다. 여기에 진주로 떠나는 수학여행(Math tour), M²(메타버스+매쓰) 이벤트 등 흥미로운 수학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일은 주변 도로가 통제되고 참가자를 위한 주자장은 제공하지 않으므로 주변 주차장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체험수학부스는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함께 운영하고 도우미 학생의 도움을 받아 부스에서 대면체험을 할 수 있고 키트를 받아 가정에서 체험할 수도 있다.

매쓰투어는 ‘진주로 떠나는 수학여행(Math Tour)’ 주제로 운영되고 축제장(진주교육지원청), 진주초등학교, 옛 배영초등학교에서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답자 선착순 2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M²이벤트는 10일부터 22일까지 2주간 운영되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이벤트로 인증사진 찍기, 글짓기, 수학미로 해결 등이 있고 당일 이벤트로 실시간 퀴즈, 방명록 작성, 교육감 축하 영상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수학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청소년 수학탐구 페스티벌은 경상남도교육청과 경남일보가 주최하고 진주교육지원청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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