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본질은 자막 조작” 강경 입장
대통령실 “본질은 자막 조작” 강경 입장
  • 이홍구
  • 승인 2022.09.29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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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팔려서 어떡하나’ 외 비속어 없었다고 정리
여당도 ‘동맹 훼손’ 강공 모드 MBC 검찰에 고발
용산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부분 외에 비속어가 없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논란의 본질을 ‘특정언론의 자막 조작으로 인한 동맹 훼손’으로 규정하고 야권에서 요구하는 대국민 사과나 유감 표명에는 일단 선을 긋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비속어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는데 유감 표명할 생각 없나’라는 기자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특정 언론사가 자신의 비공식 발언 내용을 왜곡하고 외교 참사로 몰아 한미동맹을 훼손하려 시도한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바이든’을 언급한 적 없으며 ‘이 XX’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변 인사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관련 발언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리했다. 대통령실이 전문가들에 의뢰한 음성분석 결과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부분 외에 비속어가 특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MBC가 의도를 갖고 완전히 자막을 조작한 사건”이라며 “윤 대통령이 사과할 일이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윤 대통령 본인이 비속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지금 그 얘기를 꺼내면 불필요한 시비를 낳을 수 있으니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특정언론이 어떠한 근거로 대통령 발언을 특정하여 자막까지 달아 보도했는지 그 경위를 파악하는 등 전반적인 진상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야당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의결할 경우 이에 우려를 표시하는 입장을 직접 밝히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의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여당에서는 연일 강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는 이날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MBC를 대검에 고발했다. 발음이 정확히 들리지 않는 윤 대통령의 발언 관련 영상에 의도성이 담긴 자막을 달아 윤 대통령 명예와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했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최형두 의원은 “고가의 음성 분석장치가 다 있는 회사에서 그렇게 단정적으로, 대화에 딱 등장하지도 않은 ‘미국’이라는 말을 굳이 자막에 입히면서 ‘바이든’을 넣고 한 것이 맞는 이야기냐”라며 “한미관계를 일부러 파탄내려고 하는 의도가 아니라면 그렇게 무분별하게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MBC는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오히려 MBC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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