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문 전대통령 서면조사 신구 권력 정면충돌 양상
감사원, 문 전대통령 서면조사 신구 권력 정면충돌 양상
  • 이홍구
  • 승인 2022.10.03 16: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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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측, 이메일 반송처리…“대단히 무례한 짓”
민주 “정치보복”-국힘 “당연한 절차” 대립각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하고 문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구 권력이 대치전선을 형성하는 양상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는 핵심뇌관으로 부각되고 있어 여야의 ‘10월 국회’ 대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 중인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서면 조사에 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양산 평산마을 비서실은 감사원에 질문서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비서실은 수령거부의 의미를 담아 이메일을 반송 처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런 사실을 보고받았고,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언급하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서해 공무원 피격’·‘탈북어민 강제 북송’ 등 전 정부에서 벌어진 대북 의혹사건에 대해 실체 규명에 나서고 있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 통보와 함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에게도 출석 조사를 요구했지만, 두 사람 모두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사건 관련 감사에 들어간 상태다.

검찰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직원이었던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피살됐을 때 청와대와 정부 부처들이 사건 무마를 위해 ‘월북 몰이’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공공수사3부는 당시 정부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 어민 2명의 합동 조사를 조기 종료시키고, 북한에 강제로 돌려보냈다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일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조만간 ‘윗선’ 소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및 전자매체 포렌식 절차를 종료하고 자료를 분석 중이다. 검찰은 곧 서훈·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피고발인을 소환할 예정이다.

야권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온갖 국가 사정기관이 충성 경쟁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어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권력남용 끝에는 언제나 냉혹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렸던 역사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모인 ‘초금회’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조치를 규탄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당연한 절차’라며 감사원을 옹호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서해 공무원 관련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6시간 동안 우리 국민을 살리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문제와, 월북으로 규정한 과정 등의 책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역할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원은 독립된 지위를 가지는 헌법기관”이라며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감사원의 모든 노력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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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2-10-19 19:02:07
정치보복의 화살은 결코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보복이라는 차원에서 정치보복의 행위를 통쾌하게 느낄 수 있겠으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 어려운 시기에 정치복에만 매달려 있는 여당의 행위를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불쾌하고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정치보복이 끝나면 총선의 계절이 오게 되는데 이 정치보복이 총선에 어떠한 영향이 올지 국민의힘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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