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도전] 김성진 따오기과 박사 '따오기 복원과 공생'
[행복한 도전] 김성진 따오기과 박사 '따오기 복원과 공생'
  • 임명진
  • 승인 2022.10.03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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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따오기가 훨훨 날아다니는…생물 다양성 생태계 꿈꿔
멸종위기 동물이 늘어나고 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지면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진다. 이미 어그러진 생태계는 어떻게 하면 사람과 공존할 수 있을까?

창녕군 우포따오기과에 근무하는 김성진(45) 박사는 만 10년째 ‘따오기’의 복원에 전력을 다하며 그 해법을 찾고 있다. 따오기는 환경 변화에 민감해 ‘환경 파수꾼’으로 통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비무장지대에서 관찰된 이래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6차례, 200여 마리의 따오기를 6개월간의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방사했다. 생존율은 5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나라 야생에 100여 마리의 따오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김 박사는 “2019년에 처음 방사된 따오기가 지난 2월, 3월에 창원 광려천에서, 하동에서 잘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자연에서의 생존율은 20~30%에 불과한데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고무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왜 따오기를 복원하느냐고 묻자, “철새도래지인 우포늪은 야생동물의 지상낙원이다. 그래서 김수일 한국교원대 전 교수처럼 황새나 사라진 따오기 등을 복원해야 한다고 노력해 오신 분들이 있다. 그런 노력이 밑바탕이 돼 실제 복원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재 센터에서 관리중인 따오기는 320여 마리. 1년에 평균 50여 마리를 증식하고 있다. 작년부터 야생방사도 연 2회씩 늘리고 있다. 대부분 우포늪 인근에 서식하고 있는데 cctv 등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에서의 번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리부엉이 등 포식자도 원인이지만 그만큼 야생에서의 짝짓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김 박사는 “현재 방사된 100여 개체의 암수 성비는 1대1에 가까운데, 작년 3월에 첫 야생 번식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번식에 성공해 낳은 새끼는 5마리에 불과하다. 암컷을 좀 더 늘여야 번식 개체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놀랍게도 따오기 복원사업은 동북아 3국이 모두 뛰어들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는 가장 후발주자다. 일본보다 무려 10여 년이나 늦었지만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김 박사는 “우리 스스로 기술을 습득하고 여기가지 왔다. 목표를 정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지가 참 대단하다고 새삼 느꼈다. 중국, 일본 측 관계자들도 우리의 성과를 놀라워 한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조류인플루엔자가 기승을 부릴 때, 따오기를 지키기 위해 두 달여간 전 직원이 배수진을 치고 센터에서 합숙을 했다. 코로나19 초창기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김 박사는 “복원한 따오기를 야생에 처음으로 방사했을 때, 전 직원들이 날갯짓을 하며 힘차게 날아가는 광경을 바라보면서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뭉클했다”고 회상했다.

향후 목표는 따오기가 전국 곳곳에서 날아다니는 것이다. 아직 중국과 일본도 이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김 박사는 “따오기가 다시 전국에 훨훨 날아다니는 그날까지, 복원 사업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따오기
창녕군 따오기복원센터에서 관리중인 따오기.
창녕군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관리중인 따오기.
김성진 박사
김성진 박사가 복원센터에서 따오기를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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