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미르테의 꽃과 문화창업
[경일춘추]미르테의 꽃과 문화창업
  • 경남일보
  • 승인 2022.10.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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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욱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창업보육센터장)
신용욱 


괴테가 쓴 소설 이야기이다. 연극에 관심이 많았던 유복한 청년은 여배우와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자 아버지의 뜻에 따라 상인으로서의 도제교육을 받기 위해 타 도시의 출장길에 독일의 작은 마을 여관에서 우연히 집시 유랑극단을 만난다. 극단 단원들이 춤을 추는데 그중 십 대 소녀가 몸이 아파서 춤을 추지 않고 있자 유랑극단의 단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회초리로 때리는 모습을 보고 청년이 달려들어 소녀를 구해준다. 청년이 소녀에게 고향을 묻자 소녀는 어릴 때 집시들에게 유괴되어 이리저리 다니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며 노래를 부른다. 소녀의 어린 시절 생가에 대한 그리움과 따뜻한 기억을 회고하는 장면에 레몬, 미르텐과 월계수가 언급되는 노래이다. 이 ‘미뇽의 노래’ 의 원작은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라는 성장소설로 미뇽의 이야기는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볼프, 라흐마니노프, 리스트 등 작곡가들이 곡을 붙였다.

미르테의 꽃은 신부의 화관(花冠)을 장식하는 향기가 짙은 흰색의 꽃은 일본식 한자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는 천인화, 은매화, 도금양, 화석류로 번역되어 전해지는 꽃으로, 고대 메소포타미아 시대에는 갈대와 소나무 함께 제단을 쌓았으며 고대 이집트 시대에는 사랑과 환희의 상징으로서 사랑과 기쁨의 여신에게 바쳤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에게 바쳐졌으며 고대 로마에서는 비너스 신전 주변 울타리로 심어지는 등 역사가 길다

한편 2008년에는 미뇽의 노래에서 회상한 레몬, 미르텐을 원료로 미뇽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풍경과 지중해의 산들바람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향기로 향수가 만들어져 지금까지 주력제품으로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다.

최근 진주시가 수년간 노력 끝에 문체부 지정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괴테의 소설 속에서 언급된 따뜻한 남쪽 나라 미르테의 꽃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더니 향수로 재탄생하듯이 소설을 비롯한 전통의 지역문화 자산과 현재의 미디어 제작, 제품 제조역량을 활용한 지역문화 콘텐츠 발굴을 문화창업으로 잇는 작업이 진행될 때 문화로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도시를 재생함으로써 지역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이런 지향점을 가지고 지역민이 힘을 합치면 예비도시를 넘어 문화도시로 발돋움하여 노래 속에서 동경하는 따뜻한 남쪽 나라가 이탈리아가 아닌 경남지역이 도래할 날이 오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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