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독감아, 접종 일정에 맞춰서 돌아다녀라
[경일칼럼]독감아, 접종 일정에 맞춰서 돌아다녀라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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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김취열기념의료재단 이사장)
김태욱 김취열기념의료재단 이사장


매년 실시되는 독감접종에 올해는 비상이 걸릴 듯하다. 3년간의 코로나 창궐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니 비접촉에 의한 방역은 자리 잡았으되, 그 3년간의 독감 바이러스 노출이 최소화됐고 그래서 오히려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더 많은 탓이다. 특히 유소년과 노년층의 올해 독감에 대한 저항력이 더 떨어져 버렸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 코로나 접종 때에도 나이별에 따른 접종시기, 차수별 접종시기, 백신별 접종시기가 각각 달라서 의료기관들은 이를 환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그리고 또 다시 독감접종 시기가 다가왔다.

올해도 독감접종은 8가지 접종시기를 가지고 있다. 9월 21일에 시작하는 접종시기부터, 10월 5일, 10월 12일, 10월 17일, 10월 20일 등의 구분된 접종시기뿐만 아니라 그 종료일은 12월 31일, 내년 4월 30일, 그리고 소진시까지의 일정이다.

독감접종에 몇 시간씩의 시간이 소모되는 것도 아니고 단 20여분 정도면 의사의 문진부터 접종까지 완료된다. 독감접종을 하려는 가족은 한꺼번에 가서 접종을 한다. 그리고 부모님까지 같이 모셔간다. 노인 분들은 어차피 맞는 접종, 친구와 지인들을 모아서, 주위 분들과 함께 내원하신다. 그러나 의료기관들은 아예 10월 20일부터 오시라고 안내한다. “만 75세 이상 노인 분들은 10월 12일부터 무료 접종이 가능하니 때를 맞추어 다시 오세요, 오늘은 자녀분들만 접종하셔야 하겠어요”, “아쉽게도 만12세 어린이의 1회 접종은 10월 5일부터이니 아직 기다리셔야 합니다”, “정부의 만 나이 계산은 본인의 출생 년월일이 아니라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계산에 의한 것이니 무료접종 대상이 아니랍니다” 등의 설명에 진땀을 흘린다.

독감접종일정을 의료기관이 마련한 것도 아닌데, 온갖 비난은 의료기관이 듣게 된다. 국가는 일정을 발표해버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나머지는 의료기관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자. 왜 굳이 8단계로 나누어서 접종일정을 마련했을까? 의료기관에 환자가 한꺼번에 몰릴까봐? 그래서 환자들이 더 불편할까봐? 지난 십수년간 그래왔듯, 접종일정상 넉넉한 시간이 있건말건, 접종 첫날에는 무조건 환자가 몰리기 마련이다.

독감접종을 국가가 떠맡은 것은, 사전 접종에 의한 방역이 독감 치료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일 테다.

경제 원리로도 옳다. 적은 비용으로 시민의 보건향상이라는 더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좀 더 나아가보자. 독감을 접종하는 시민들의 편의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독감접종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노고도 줄여줘야 한다. 차라리 어느 특정 날짜를 지정해서 그 날부터, 소위 누구나, 나이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의료기관에서 독감접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접종일정보다 미리 내원하는 바람에 허탕 치는 수고가 없어져야 한다.

부모님의 독감접종을 챙기는 자식들의 사랑스러운 효심이 빛나기 위해, 부모님을 모셔온 자녀들이 두 번, 세 번 방문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접종 마감일자를 굳이 지정해야 하는지도 몹시 의문이다. 독감아, 국가가 지정한 일정에 맞추어 돌아 다니거라. 미리 발생해서도 늦게 발생해서도 안 된다. 우리의 현실이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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