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외손 산소관리 및 묘사
[경일춘추]외손 산소관리 및 묘사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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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현 (의령문화원장)
성수현 의령문화원장


의령에는 이름난 유학자인 퇴계 이황선생의 연고(처가)가 있어 자주 왕래하면서 학풍이 이어졌다. 남명 조식 선생은 젊은 시절 자굴산 명경대에서 공부한 기록이 있어 양 거유의 학풍을 고루 받은 곳이다. 또한 학통도 이어져 퇴계 선생의 뒤를 이은 학자와 남명 선생의 후학들이 고루 분포한 곳이다.

의령읍 무전리 고망골이라는 골짜기에 김해 허 씨 의령 입향 조인 예촌 허원보 의 집안 일가 산소와 재실이 있는데 김해 허씨 의령대종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거기에는 진성 이씨인 퇴계 이황선생의 아들인 이채의 산소도 묘역 내에 있다. 이채의 산소는 외할아버지인 허 찬의 묘 앞에 조그맣게 모셔져 있다. 허찬은 경북 영주 초곡에 살면서 성균관 사성을 지낸 문경동의 딸과 혼인했고, 문경동은 아들이 없어 허찬은 장인의 재산을 상속받고 의령에도 집과 전답이 있었다. 허찬 또한 아들이 없어 퇴계 선생도 처가로부터 상당한 상속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채는 퇴계 이황 선생의 둘째아들로서 장가들기 전의 총각 신분으로 퇴계 선생이 처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외가살이를 하다가 장가들 날을 받아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나 이곳에 안장하게 됐다. 김해 허씨 의령대종회 에서는 오늘날 까지 외손인 이채의 산소를 관리하고 있으며, 입향조인 예촌 허원보의 묘사 시에는 별도 음식을 준비해 잔을 올리고 있다. 그래서 진성이씨 집안에서는 400년을 외가에서 관리 받는다고 고마워하고 있다. 또한 의령군 유곡면 마두리에는 창녕성씨 의령입향조인 성순좌와 3형제분의 산소가 마련돼 있는데 막내인 성국좌의 묘소가 있다. 성국좌는 아들이 없고 딸만 한명 있었는데 인근의 의령 남씨와 혼인했다. 그의 후손들은 유곡면 판곡이란 마을에 집단을 형성하고 살면서 집안대대로 화목하고 후손들이 줄줄이 학문에도 능해 이름난 학자(입암,이천등)도 배출되고 법관도 여러 명이 탄생했다. 그 들은 성(成)씨 할머니 덕분으로 가문을 유지하고 자녀도 번성을 이뤘다면서 매년 시사 때(음 10월 초7일)마다 집안에서 대표를 창녕성씨 묘사에 참여 시켰다. 그래서 이를 400년을 외손이 묘사를 받든다고 400년 외손봉사로 찬양하고 있다. 약 10여년 전 묘사 시에 남씨 문중에서도 집안 대부분이 대도시로 나가고 없어 앞으로는 묘사 참석이 어렵다고 하고는 400년 외손봉사 마지막을 고했다.

최근에는 제사도 모시기가 어려워 생략하거나 묘소에서 간단히 차려 기념만 하는 가문도 있는데 이러한 예들은 보기가 쉽지 않고, 장려할 미담이라 생각되어 널리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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