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 한국YWCA 100주년과 여성가족부 폐지 발표
[여성칼럼] 한국YWCA 100주년과 여성가족부 폐지 발표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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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그간 너무 ‘여성’ ‘여성’ 노래를 불렀나보다.

여성주의, 세계여성의 날, 여성친화도시, 여성의원할당제, 성평등임금…. 여성을 앞세운 단어가 많으니 여성정책과 배려의 일상이 넘쳐난다는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오해를 넘어서 ‘역차별’이나 ‘여성우월’을 바로 연상하는 이들도 많은가보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YWCA활동가로 있는 필자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2022년, 올해를 살고 있다.

한국YWCA는 1922년에 창립해 현재 52개 지역에서 약 10만 여 명의 회원들과 성평등 운동 정책을 펼치고 있고 세계 109개국과 연대하고 있는 국제 기독여성단체이다.

한국여성운동의 효시인 YWCA가 10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와 프로젝트를 연중 진행하고 있는 한편, 정부는 성평등정책전담부처 ‘여성가족부 폐지’를 발표하고 있다.

오랜 역사동안 여성지도력의 산실이었던 YWCA와 같은 단체가 있었기에 ‘성평등사회’를 향해 한걸음씩 걸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여성운동을 꾸준히 전개해온 조직이나 활동가들은 안다. 아직도 현실은 요원하고 정책은 뒷받침 되지 않고 사회구조적인 걸림돌이 많아서 지금도 여전히 여성주의로 품어야 할 개념과 기념일과 법제화의 작업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G20 세계 10대 강국이라는 한국의 ‘여가부 폐지’ 는 국제적으로 난리가 날 이슈이다.

세계젠더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의 성 격차지수는 세계 99위, 여성의원 비율은 100위권 밖이며, 고위직·관리자 비율의 성별 격차는 125위, 소득 격차는 120위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요지는 ‘여성노동’은 고용노동부로, ‘청소년·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은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개편안 발표는 제도에서 늘 맨 꼴찌로 밀려난 성평등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어온 여성운동의 시계를 수 십년 전으로 되돌려놓았다. 지금까지 제대로 시작해보지도 못한 성평등사회를 향한 ‘젠더주류화’는 원천 파기하고 세상의 절반 ‘여성’이 아닌 인구정책의 도구로 삼아 가족 안에서만 보호받고 존재하는 부녀복지정책으로의 퇴행인 것이다.

한국은 1인 가구, 저출생, 고령화, 다양한 가족형태에 대응을 위한 통합적 정부조직 강화가 절실하고 저출생과 다양한 가족 지원에 있어서 여성과 성평등요소에 대한 촘촘한 분석과 정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뿐인가?

2030 청년세대의 생애설계와 성별 정책요구 반영 정책개발 및 집중 추진을 위해서도, 관련성 높은 대상별 정책을 통합해 정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도 여가부의 기존 기능에 시대 과제를 담아야 할 내용이 무궁무진하다. 위상을 강화해도 성평등일자리 정책 강화, ‘젠더 갈등’ 해소, 돌봄정책 강화, 저출생 대응 등 시대문제를 담은 정책을 담아 수행하기 역부족인데 폐지 발표가 나왔다.

성평등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이며 성평등정책은 특정 세대나 성별을 유리하게 하는 것이 아닌 ‘공공재’ 그 자체이다. 백년을 맞아 사회적 약자를 품으며 성평등 사회를 위해 걸어온 여정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한해가 되리라 기대했던 한국YWCA의 마음이 참담한 백주년의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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