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클림트의 청년창업과 개천예술제
[경일춘추]클림트의 청년창업과 개천예술제
  • 경남일보
  • 승인 2022.10.1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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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욱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창업보육센터장)
신용욱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창업보육센터장


베토벤은 우정과 박애를 기리는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음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빈으로 이사하기 전부터 입버릇 처럼 말했다.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에는 무엇보다 기쁨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그가 남긴 마지막 교향곡에 실러의 시에다 환희에 알맞은 몇 절을 더 추가한 뒤 음악을 붙여 1824년 ‘환희의 송가’를 만들었다. 베토벤은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나 보라, 인류는 합심하고 연대할 수 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들려준 것이다.

곡이 발표되고 78년이 지난 190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분리파의 14회 전시회가 열렸는데 화가 클림트가 ‘환희의 송가’를 벽화로 표현했다. 고대 신전 건축물의 장식요소로 신전 상단에 조형물을 만들어놓은 것과 유사하게 건물 상단에 벽화를 그려 넣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대학교때 필사하며 공부했던 바그너가 베토벤의 음악을 해석한 내용을 참고해 그림을 그린 것이다. 왜 벽화일까? 클림트는 대학시절부터 교수님의 벽화작업을 받아서 대행하는 일을 했었고 졸업과 동시에 친동생과 친구와 함께 벽화제작업을 창업해 빈 도심의 대학 건물, 국가 대형건물 내부의 벽화작업으로 수주를 통해 성공한 청년창업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벽화는 ‘환희여, 아름다운 신의 빛이여, 오 세상에 입맞춤을 해주리라’라는 실러의 가사와 베토벤의 음악을 해석한 내용을 클림트가 구성하여 5부분으로 만들었다. 첫 부분은 행복을 열망하는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행복을 향한 동경’ 두 번째는 구원을 기원하는 ‘약한 자의 고난’ 세 번째는 질병과 죽음을 상징하는 ‘적대적인 힘’ 등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지만 온갖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결국 시와 미술과 음악으로 행복을 느끼며 이러한 예술 속에서 진정한 기쁨과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클림트는 벽화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3년 만에 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가 열리고 있다. 인생의 고통을 예술로 치유하며 합심과 연대를 통한 더 나은 곳으로의 도약한다는 ‘환희의 송가’의 메시지가 더욱 실감 나는 때이다. 펴자! 나누자! 안아 보자!의 개천예술제의 구호처럼 우리의 생각을 펴고 가치를 나누고 온 세상을 안을 때 실러의 시는 베토벤의 음악을 탄생시켰고, 다시 클림트의 미술로 탄생하듯 지금의 축제가 지역민에게는 치유를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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