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 워크숍 열려
2022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 워크숍 열려
  • 백지영
  • 승인 2022.10.19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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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억양 달라도 하모니는 하나죠”

“쾌지나 칭칭 나네~♪”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진주시 판문동 진주시전통예술회관. 2022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이하 2022 JWFB) 워크숍이 열리는 건물로 다가서자 안팎에서 묘한 열기가 감지됐다.

17일 진주시 내동 진주시전통예술회관에서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서는 21일 진주성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폐막무대 연습을 위해 각 나라의 민속예술가들이 모여 합을 맞췄다. 사진은 폐막식 리허설 중인 해외 민속예술가들. 박재건 인턴기자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미국, 부르키나파소….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피부색의 예술가들이 휴식 시간을 맞아 복도와 건물 밖에서 바람을 쐬면서도 폐막 공연을 위해 조금 전 배운 곡조를 흥얼거렸다.

곳곳에서 흘러 나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진 우리네 전통 곡조는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에도 다채로운 억양 때문인지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건물 입구 오색 스테인드글라스 아래로 이집트 예술가들이 신발을 벗은 채 간이 깔개 위에서 이슬람식 기도를 하는 모습에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날은 지난 15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여드레간 이어지는 2022 JWFB 셋째 날이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8개국 출신 비엔날레 참여 전통 예술가들은 이날 워크숍에서 서로의 전통 예술을 공유하는 한편 폐막일 선보일 합동 공연 준비에 나섰다.

참여 예술가들은 국내 참여팀인 김동현 ㈔한국농악보존협회 진주지회장과 전통예술원 ‘놀제이’가 만들어내는 ‘쾌지나 칭칭 나네’를 따라 부르며 줄을 지어 등장했다.

자국 전통춤을 추거나 타악기를 연주하며 무대 가장자리를 빙그르르 도는 모습에서 흥이 넘쳤다. 참여 팀마다 선보이는 몸동작이나 두드리는 악기는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같은 박자에 맞춘 덕에 하나의 유기체처럼 맥동했다.

“이렇게 들어가서 무대를 돌다가 노래가 끝날 때쯤 반달 모양으로 서주시면 됩니다. 이후 팀별로 나와 30초 정도 춤을 추며 인사를 해볼게요.”

꽹과리를 치며 연습을 이끌던 김동현 진주지회장의 주문에 전통 문양이 담긴 통바지를 맞춰 입은 태국 팀부터 무대 앞으로 나와 인사를 전했다.

필리핀 팀 여성 춤꾼들은 오른손은 90도로 꺾어 위로 들고, 왼손은 옆으로 뻗은 채 뛰어나오는 ‘칼동작’을 택했다. 여성 춤꾼 사이사이로 남성 연주자들이 상체를 굽힌 채 꽹과리와 비슷하지만 크기는 조금 더 큰 타악기를 치며 달려 나오는 모습에서 역동성이 느껴졌다.

첼로 등 악기로 인한 제약에 무대를 돌지는 못하고 곁에서 연주를 선보이던 미국 팀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쾌지나 칭칭 나네’를 즉석에서 연주하며 인사를 대신했다.

이후 무대 중앙에서 상모돌리기를 하는 ‘놀제이’ 팀원을 가운데 두고 나선형으로 돌아 모인 참여 팀들은 각자 들고 있던 타악기 채를 하늘로 던져 올리며 연습을 마무리했다.

흥이 가시지 않은 나이지리아 팀이 악기를 두드리고, 이에 신이 난 타 팀 역시 리듬을 타기 시작하자 남기성 예술감독이 여러 차례 ‘Finish(끝)’를 외치며 종료를 고했다. 그제야 무대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미국 켄터키주 파두커에서 온 ‘윌하우스 루스터스’ 팀에서 드럼·기타를 연주하는 에디 커피 씨는 “이번 비엔날레 참석을 위해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며 “다른 나라 예술가들과 음악과 춤으로 교류하는 건 뜻깊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비다에서 온 ‘엣수 누페 민속예술단’ 소속 자이나브 모하메드 씨는 “다양한 전통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얻게 돼 좋았다”며 “기존에 지녀온 것을 넘어 다른 문화와 융합해 새로운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재미난 무대였다”고 밝혔다.

남기성 예술감독은 “지난 비엔날레와 달리 각국 예술가가 서로의 예술 방식을 교류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오늘 준비한 융합 무대를 선보이는 폐막 공연을 비롯해 남은 비엔날레 공연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을 통해 만든 폐막 공연은 오는 21일 오후 7시 진주성 야외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20일 오후 7시 진주성 야외무대에서 레지던시 공연, 22일 오후 4시 10분 진주시 평거동 야외무대에서 동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17일 진주시 내동 진주시전통예술회관에서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서는 21일 진주성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폐막무대 연습을 위해 각 나라의 민속예술가들이 모여 합을 맞췄다. 사진은 통역가가 해외 예술가들에게 예술감독의 말을 전달하는 모습. 박재건 인턴기자
17일 진주시 내동 진주시전통예술회관에서 진주세계민속예술비엔날레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서는 21일 진주성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폐막무대 연습을 위해 각 나라의 민속예술가들이 모여 합을 맞췄다. 사진은 폐막식 리허설 중인 해외 민속예술가들. 박재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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