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밀양시 수산 낙동강 변 산책로 은빛 억새 물결 장관
[시민기자] 밀양시 수산 낙동강 변 산책로 은빛 억새 물결 장관
  • 경남일보
  • 승인 2022.10.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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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수산교∼명례 성지 6㎞ 구간
햐얀 구름 몇 조각과 떠 있는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이 눈이 시릴 정도다. 짧아서 더욱더 애틋하다고 하는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간다. 이런 날 가족, 연인, 친구 등 누구라도 함께 스산한 강바람 맞으며 확 트인 전망과 함께 수 만평에 이르는 은빛 찬란한 억새 평원 산책로 걸으며 아름다운 가을 추억을 하나 더 쌓아 보자.

밀양시 하남읍 신 수산교 아래에서 낙동강변을 따라 하남읍 명례 성지까지 구간 약 6㎞에 이르는 산책로에는 최근 수백만 평의 끝이 보이지 않는 억새 평원이 깊어가는 가을을 맞이하기에 좋은 곳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계절 언제나 엄마 품처럼 우리들을 품어주는 낙동강과 함께 길게 난 산책로 양변에는 최근 어른 키 높이보다 더 크게 훌쩍 자란 억새꽃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것과 같은, 곱게 빚어 놓은 은빛 머리카락에 휩싸인 것처럼 장관을 이루며, 낙동강에서 스산하게 불어오는 강바람과 어울려 가슴을 확 트이게 하는 산책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억새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시즌이지만 절정기의 장관은 역시 10말부터 12월 초순까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 낙동강변의 억새는 그 이후에도 나름 고요한 자태를 뽐내면서 유유히 흐르는 우리의 낙동강과 함께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 준다.

또 억새꽃은 처음 피어났을 때 자줏빛을 띤 줄기가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돌아 꽃 자체는 예쁘지만, 잎과 줄기가 파란색이어서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산 정상이 아닌 강가에서 만나는 억새는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시기가 너무 지나면 잎과 줄기가 하얗게 바래 볼품이 없다고들 하지만, 솜 같은 꽃이 바람에 흩날리면서 줄기와 잎이 황금빛으로 반짝일 때가 최고의 멋을 낸다.

이 산책로에는 언제나 말없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물을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는 휴게소가 3곳이나 설치돼 있어 물과 간식 등을 편안하게 먹을 수도 있어 걷기에 편리하게 되어 있다.

억새는 한반도 전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이 아름답지도, 향기가 남다르지도 않다. 또 가을에 줄기 끝에 달리는 빽빽한 작은 이삭이 억새 물결을 만들어내는 주역으로 한두 포기만 보면 밋밋하고 볼품없지만, 그 군락이 바람에 날리며 연출하는 ‘억새 물결’은 깊어가는 가을의 기분을 조금은 쓸쓸하게 들게도 한다.

밀양 낙동강변의 억새는 솜뭉치처럼 잔잔하고 그윽한 멋을 풍겨 찾는 이의 마음마저 차분히 가라앉히는 마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 구간 어디에서나 이른 아침 낙동강에서 피어나는 물안개 속으로 떠오르는 일출 장면과 낙동강에 붉은 해가 비치는 광경을 담은 일몰 장면이 예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명성이 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 수산교에서 하류 쪽으로 30∼40여 분 걷다 보면 밀양 아리랑 오토캠핑장을 경유하게 되고, 계속 강 하류 동네 쪽으로 은빛 억새 숲을 지나 10여 분간 더 내려가면 경남 지역 최초의 천주교회 본당이 있는 명례 성지를 만날 수 있다. 성지는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했다. 성지에는 최근에는 보기 드문 옛 남자와 여자 신도가 분리되어 기도하던 곳을 아직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아직도 이곳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깊어가는 이 가을 편안한 마음으로 가족, 친지, 친구 등과 함께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이곳을 적극적으로 추천해 보고 싶다.

김해록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밀양시 수산 낙동강 변 산책로가 은빛 억새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밀양시 수산 낙동강 변 산책로가 은빛 억새 물결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낙동강에서 바라본 밀양 천주교 명례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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