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남강, 그 맑은 강줄기가 그립다
[천왕봉]남강, 그 맑은 강줄기가 그립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10.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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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진주의 남강과 울산의 태화강은 도심을 관통하고 울창한 대숲이 강을 감싸고 있는 모습에서 닮은 꼴이다. 그러나 태화강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죽음의 강’이었다.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중화학공업을 주축으로 하는 공업화와 생활하수로 생태계는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남강도 댐의 건설로 강의 흐름이 바뀌고 유량이 줄어 옛 정취를 잃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태화강은 ‘생명의 강’으로 재탄생, 옛모습을 되살렸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울산시민들은 ‘생태도시 울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벌여 태화강살리기에 나섰다. 점차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고 수질은 여름철 수영대회를 열 정도로 깨끗해졌다. 지금은 20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태화강변에 우리나라에서 두번째 국가정원이 들어섰다. 세계적인 도시정원 설계자 피터 아우돌프(네덜란드)가 직접 설계에 나서 최근 그 모습을 드러냈다. 태화강의 회생에 시민들이 나선 점에 감동한 것이다. 묘목이나 다 자란 꽃과 나무가 아닌 씨뿌려 가꾸는 도시정원이다.

▶태화강의 성공적 회생을 보면서 남강의 현재를 비춰보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있지만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는게 남강의 실태다. 고여있는 정체된 물흐름은 누구도 발을 담그기 조차 꺼려하고 이곳에서 잡힌 물고기는 아무도 먹지 않는다. 다만 유구한 역사와 충절의 상징으로, 유등축제장으로만 활용할 뿐이다. 이젠 남강에 눈을 돌릴 때다. 그 맑은 강줄기, 다시 보고싶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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