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사천에어쇼'변해야 한다
[현장칼럼] '사천에어쇼'변해야 한다
  • 문병기
  • 승인 2022.11.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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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에어쇼’는 자국 항공기를 중심으로 군용 및 민간용의 항공기재를 전시하는 행사를 말한다. 항공우주 선진국들은 입지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기술 수준이 뒤처지는 나라들은 항공산업 발전의 발판으로 활용하기 위해 에어쇼를 개최한다.

세계 양대 에어쇼라 하면 ‘파리 에어쇼’와 영국의 ‘팬버로우 에어쇼’이다. 1909년 시작된 ‘파리 에어쇼’는 가장 오래되고 참가자 수도 가장 많은 행사로, 항공기를 대중과 친숙한 교통수단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팬버로우 에어쇼’는 파리에어쇼에 비해 다소 약하지만, 상용 여객기에 더해 군용 및 소형기 부문에서 강세를 띠며 각국의 군수산업 박람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어쇼를 개최하고 있다. 항공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졌지만, 1996년 경기도 성남에서 개최된 ‘서울 에어쇼’가 첫 걸음이었다. 이처럼 국가 주도의 에어쇼를 경쟁적으로 개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직·간접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들에 견줄 수는 없지만 사천에도 에어쇼가 있다. 2004년 시작된 ‘사천 에어쇼’로 우리나라 남부지역 유일의 에어쇼라 자부하지만, 축제의 성격이 강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랬던 사천 에어쇼가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된 올해, 42만 명이란 역대 최대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단순히 관람객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질적·양적 측면에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저 그런 동네잔치에서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지금 당장 유명한 에어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나라 대표축제로 성장해 우주항공도시 사천의 위상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보여줬다. 사천에어쇼만의 장점과 색깔을 살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지역 축제이자 세계적인 에어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변해야 한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이런 말을 했다. ‘사천에어쇼가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지만, 반쪽짜리 행사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한 뒤 근본적인 문제부터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사천에어쇼는국가적 차원의 행사가 아니다보니 규모나 경제적 파급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남들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의 단순한 보여주기 행사란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지역경제 도움은커녕 혈세 낭비에 시민에게 피해만 주는 축제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았다. 사천에어쇼의 대수술이 필요한 이유들이다.

제대로 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선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17억원이란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군부대 특성상 오후 5시면 끝나는 축제를 야간행사로 이어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먹거리 부족과 교통문제 해결, 볼거리와 즐길거리, 체험거리 등의 질적·양적 확대와 4일에 불과한 축제기간도 고민해야 한다.

지금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인 사천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의 NASA’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으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항공 도시로 발전해야 하고, 이에 걸맞은 에어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사천에어쇼가 세계 유수의 에어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그날을 상상해야 한다. ‘성공은 꿈꾸는 자의 몫’이란 진리는 틀린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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