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애도 기간 제주연수 떠난 하동군의회
[사설]애도 기간 제주연수 떠난 하동군의회
  • 경남일보
  • 승인 2022.11.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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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동군의회 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떠나 비난을 사고 있다. 하동군의회 군의원 11명(국민의힘 5명·더불어민주당 4명·무소속 2명)은 지난 1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연수를 떠났다. 논란이 일자 군의원 6명은 당일 오후 제주에서 김해공항으로 돌아왔고, 나머지 의원과 공무원 4명은 2일 오전 복귀했다. 애도기간 선포로 전국적으로 대부분 행사가 취소·연기되는 분위기와 동떨어진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하동군의회는 연수강행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현지에서 뒤늦게 일정을 취소하고 되돌아오는 소동을 벌여 상황인식·공감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가애도기간 중 연수를 간 것도 논란이지만, 혈세를 투입하는 예산편성과 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수경비는 4성급에 준하는 숙박시설의 숙박비를 포함해 의원경비 1800만원과 수행 공무원 4명 경비 610만원을 합치면 2400여만원이다. 1인당 경비가 150∼160만원이다. 지난 9월 제주로 연수를 갔던 도내 다른 의회의 1인당 비용 80여만원과 비교하면 2배나 많은 금액이다.

연수내용도 굳이 애도기간에 많은 경비를 들여 제주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하동지역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일정이거나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강의형식인 점을 감안하면 하동군의회의 제주연수 강행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위약금 등의 사유로 연수를 취소할 경우 군민혈세 낭비 우려를 주장했던 의장의 발언도 무색하게 됐다. 과도한 예산 편성으로 관광성 연수를 계획했다가 국가 애도기간 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자 위약금 700만원이 낭비라서 연수를 강행했다는 주장에 군민들은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 같은 엄중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감하고 아픔을 나누면서 지역의 상황을 먼저 살피는 것이 지역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다. 유사 사고 재방 방지를 위해서라도 지역의 축제나 크고작은 행사의 안전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 먼저다. 지방의회의 기본적인 책무마져 인식하지 못하는 군의원에게 어떻게 군정을 맡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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