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86]
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86]
  • 경남일보
  • 승인 2022.11.0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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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과 ‘맏-’
아침에 일터로 가는 길에 하얗게 서리가 내린 것을 거의 날마다 봅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 처음 서리가 내린 날이 언제였던지 가물가물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올해 첫서리를 본 곳은 제가 사는 곳은 아니었고 거의 스무날이 다 되어 갑니다. 여러분은 첫서리를 언제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첫서리’가 온 날은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살다보면 ‘처음’이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을 나타내는 ‘첫-’과 ‘맏-’이 들어간 토박이말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처음’하면 무엇이 떠오르실까요? 저마다 다른 것들이 떠오르시겠지만 아마 ‘첫사랑’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첫사랑’이 ‘처음으로 느끼거나 맺은 사랑’을 가리키는 말이고 앞에 있는 ‘첫-’이 처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첫-’이 들어간 말을 떠올리라고 하면 줄줄이 생각이 나실 것입니다.

갈수록 추워지고 있는 요즘 ‘첫추위’라는 말도 떠오르실 것이고 ‘첫눈’이 내린 곳도 있지만 우리 고장에는 ‘첫눈’이 언제 오나 기다리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이처럼 ‘첫-’이 들어간 말은 거의 다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 됩니다. 또 ‘처음’을 나타내는 말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처음으로 낳은 아들, 딸을 첫아들, 첫딸이라고 하는데 다르게 ‘맏아들’, ‘맏딸’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니까 ‘맏-’ 들어간 말도 ‘처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요. ‘맏이’라고 하면 여러 아들, 딸 가운데 가장 먼저 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고 ‘몬(물건)’을 가리키는 말도 있는데 이 말은 앞서 알려 드린 적이 있어서 생각이 나시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바로 ‘맏물’입니다. ‘맏물’은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에서 그해의 맨 처음에 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맏물’을 처음 보시는 분은 낯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말 가운데 앞에 나온 ‘첫-’이 들어간 ‘첫물’이라는 말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처음’을 나타내는 ‘첫-’과 ‘맏-’이 있으니 그렇게 써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맏물’만 대중말(표준어)로 인정하고 ‘첫물’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대중말(표준어)를 정할 때 이런 말은 둘 다 인정해 주도록 바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맏-’이 들어간 말들 가운데 ‘맏사위’, ‘맏며느리’ 같은 말은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맏배’라는 말도 있는데 ‘짐승이 새끼를 낳거나 까는 첫째 번. 또는 그 새끼’를 가리키는 말이고 흔히 ‘큰집’이라고 하는데 ‘집안의 맏이가 사는 집’을 ‘맏집’이라고도 한답니다.

이렇게 ‘첫-’과 ‘맏-’을 알고 있으면 새로운 말을 만들어야 할 때 이걸 써서 만들 수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말의 짜임을 넉넉하게 배우고 익혀 새로운 말을 만들 때 써 먹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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