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독수리 식당
[천왕봉]독수리 식당
  • 경남일보
  • 승인 2022.11.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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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의 머리가 맨살이 드러날 정도로 깃털이 적은 데는 생존의 비밀이 담겨 있다. 생태계의 청소부 역할을 하다 보니 위생상 대머리가 것이다. 머리를 박은 채 먹이를 먹는 습성 때문에 이물질이 묻어 질병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머리와 뒷목의 털이 없도록 진화된 것이다. 한자로 ‘대머리 독(禿)’을 쓴 독수리가 된 연유다.

▶수리류에는 ‘청소부’와 ‘사냥꾼’이 따로 있다. 영문명이 ‘이글(Eagle)’로 끝나는 수리류는 직접 사냥하는 사냥꾼이고, ‘벌쳐(Vulture)’로 끝나는 독수리는 사체를 먹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우리에게 친근한 덩치 큰 독수리(Clinereous Vulture)는 살아 있는 생물을 사냥해 먹지 않고 죽어 있는 사체를 먹는 야생의 청소부다.

▶‘하늘의 제왕’이라 불리는 독수리가 돌아왔다. 올 2월 고성에서 인공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해 날려 보냈던 독수리 ‘몽골이’이 최근 몽골 국경을 넘어 9일 간의 비행으로 중국과 압록강, 파주를 거쳐 경남 고성에 도착 했다. ‘독수리 군단’의 선발대 격으로 5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고성을 찾아 온 진객이다.

▶한국을 찾는 독수리 80%가 경남에서 월동한다. 그 중에서 고성은 1500여 마리 중 800여 마리가 겨울을 나는 세계적 월동지다. 김덕성 독수리자연학교 대표가 야생 독수리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독수리 식당’을 20여 년 동안 운영한 덕분이다. 고성에 지나치게 많은 개체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김해 우포 거제 통영 분점을 낼 정도로 생태계의 대부 역할을 하는 고마운 분이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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