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석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이맘때 동네 마트나 편의점 앞을 지나다 보면 어김없이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빼빼로’다. ‘빼빼로데이’라 불리는 11월 11일은 어린이들이나 연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기념일이다. 이 날이 다가오면 너도 나도 빼빼로를 사기 위해 마트나 편의점이 북새통을 이룬다. 실제로 9~11월의 빼빼로 판매량은 연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빼빼로데이’는 원래 숫자 ‘1’을 닮은 가늘고 길쭉한 과자 ‘빼빼로’처럼 날씬해지라는 뜻에서 친구들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던 데에서 시작됐으며, 이후 해당 제품 제조 회사의 마케팅 활동이 가세하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었다. ‘빼빼로데이’처럼 특정한 날을 기념일로 만들고 물건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데이(day)마케팅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도 모두 데이마케팅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념일을 통해 서로 기쁨을 나누며 즐거움을 찾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11월 11일은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 날이다. 이 날은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의미로 1996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을 홍보하기 위해 빼빼로 대신 가래떡을 서로 선물하는 가래떡데이를 지난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가래떡에는 장수와 부의 염원도 담겨 있다. 긴 국수 면발처럼 기다란 가래떡을 먹으며 건강히 오래 살기를 기원하며, 가래떡을 엽전 모양처럼 썰어 떡국을 만들어 먹으며 새해에는 집안에 재복이 넘치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기도 하다.
우리 농축산물을 홍보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의미있는 데이마케팅이 필요한 시기이다. 11월 11일 가래떡데이 뿐만 아니라 3월 3일 삼겹살데이, 닭고기와 계란을 먹는 9월 9일 구구데이, 11월 1일 한우데이 등과 같은 데이마케팅을 통해 몸에 좋은 우리 농축산물도 먹고, 농업·농촌의 위상을 지키며 농업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번 11월 11일 가래떡데이는 쌀소비 촉진, 농가소득 증대 그리고 농업 경쟁력을 높여주는 뜻깊은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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