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에나길
[경일춘추]에나길
  • 경남일보
  • 승인 2022.11.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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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시선(sysun) 파트너즈
김미경 시선(sysun) 파트너즈


끝없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었다. 가볍게 시작한 맨발 걷기가 이제는 매일 아침 진주에나길 2구간 코스 중 가좌산을 맨발로 오르고 있다. 처음엔 며칠만 하다가 그 말 둘 수도 있겠다 생각했었지만,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테스트해보자는 생각으로 걷다 보니 벌써 100일을 향해가고 있다. 진주 에나길 코스를 완주할 즈음이 되면 내가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맨발로 걷고 싶다.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종주해보고 싶다.

하루에 20㎞씩 40일을 걸어야 하는 거리. 진주시청에서 서울시청까지 약 330㎞니까 어마어마한 거리를 걸어야 한다.

사람들은 왜 그 길을 걸었을까? 나는 왜 가고 싶은 걸까? 아마도 사람들에게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에서인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고요해지고 싶다. 걸으며 나한테로 가는 여행길일 수도 있겠지.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한다. 푸른 하늘 위에 두둥실 떠 있는 하얀 구름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길을 마냥 걷는다는 상상만으로 이미 행복한 기분이 든다

자연스럽게 순례 행렬을 따라 생겨난 알베르게(순례자 전용숙박시설)가 일정한 간격으로 있는 것이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니 궁금하기도 하다.

프랑스 중남부 고원지대의 광활한 자연과 천년의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는 경이로운 도시, 이국땅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 동지들과 말없이도 통하는 애환을 느끼고 싶다.

우리 지역에도 진주 에나길과 자전거 길이 있다. ‘참’, ‘진짜’, ‘정말’이라는 의미의 진주 사투리인 ‘에나’를 접목한 진주 에나길 1구간은 15㎞를 진주성 서장대를 출발해 비봉산, 남가람 문화거리를 걷는 진주의 역사와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에나길 2구간은 12㎞를 진양교에서 새벼리를 거쳐 가좌산에서 망진산 봉수대와 천수교까지. 가좌산은 ‘도심 속 둘레길’로 접근성이 편리해서 편백과 대나무 숲길을 걸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진주 자전거 길은 남강의 풍광과 진양호의 멋진 노을과 강주연못의 아름다운 연꽃과 자연학습과 치유 휴식 명소인 경남도수목원까지 자연이 주는 멋진 풍경과 진주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에나길을 걸으면서 바쁘고 복잡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은 자기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맨발 걷기는 부작용이 없는 치료약 이라고 한다. 숲은 종합병원이고, 걷는 두 다리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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