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푸른 도전] 사천 토마스농장 석영미 대표
[인생2막 푸른 도전] 사천 토마스농장 석영미 대표
  • 정희성
  • 승인 2022.11.1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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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과 함께 자연친화적 삶 살아요”
평소 꿈꾸던 귀농, 가족과 실천
곤충 키우며 ‘유유자적’ 추구
“치유와 힐링 있는 농장 만들 것”
사천에서 토마스농장(굼벵이 곤충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석영미 대표(50)의 마음속에는 늘 ‘귀농’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진주가 고향인 그는 20대에 희귀난치병을 앓았고 치료를 위해 금곡면에 위치한 아버지 지인집(항토집)에서 요양을 한 적이 있었다. 그곳의 조용하고 한적한 삶은 그와 딱 맞았다.

그는 결혼 후 진주를 떠나 서울에서 보험설계사로 10년 넘게 일을 했다. 서울 생활을 하면서도 불교 귀농학교를 수료하는 등 항상 귀농을 꿈꾸며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내려갈 수 있는 준비를 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정말 귀농을 하고 싶냐”고 물었고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고 싶다”고 답했다. 늘 꿈꾸던 꿈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석 대표는 2017년 1월에 남편,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시댁이 있는 사천시 용현면으로 내려왔다.

그는 “시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셨다. 그래서 비어 있던 집으로 이사를 했고 집 주위의 논과 밭을 곤충농장으로 바꿨다. 농장이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마스와 마법 기차’에서 따왔다. 남편의 세례명이 토마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석 대표의 아이들은 그해 3월 학교에 입학했고 그는 조용한 농촌의 삶을 즐기는 동시에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 진행 중인 귀농 관련 교육을 들으면서 농촌교육농장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나름 비전을 가지고 있었던 그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자연과 예술이 조화된 치유·힐링농장을 준비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는 “농업은 생각만큼 성과가 바로 눈에 보이는 분야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처음에는 마음이 급해 답답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욕심을 내려놨다. 정착하는데 5년, 제대로 펼치는데 10년 정도로 길게 보면서 천천히 진행 과정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석 대표가 곤충사육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곤충이 농업의 유망분야”라는 남편의 조언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귀농을 준비하면서 곤충사육과 가공, 곤충체험과 관련해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배우고 공부했다. 석 대표 부부는 미국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부부가 롤모델이라고 했다. 헬렌 니어링(작가, 시민운동가)과 스콧 니어링(경제학자)은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조화로운 삶(living the good life)의 저자로,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들어가 19년 간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았다.

그는 “남편과 함께 그들의 삶을 따라가고 싶다. 자본주의적 경쟁에서 벗어나 니어링 부부처럼 조화로운 삶을 살고 싶은 열망이 있다”며 “그래서 지금 운영 중인 농장도 지속가능한 생태교육농장으로 가꿔 가고 있다. 또 분변토(지렁이의 배설물로 만들어진 천연 비료)를 활용해서 농사를 짓는 생태순환적인 농업을 어린이들에게 교육하는 체험농장도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교육을 통해 곤충체험 교육을 받았다. 전문성이 쌓여가고 있다. 올해 교육농장품질인증을 받고 내년에는 6차 산업인증을 준비 할 예정이다. 곤충과 원예, 예술을 활용한 치유농업, 사회적농업을 위해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 대표는 귀농 후 강소농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귀농 첫 해 사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 기초교육부터 심화교육을 받았다.

석 대표는 2019년 농진청에서 진행한 강소농 최고과정 교육이 참 좋았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강소농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고 전국의 멋진 강소농을 알게 됐다. 또 같은 해 12월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강소농 발전방안 마련 협의회 연수’는 제가 꾸준히 힘을 내서 농장을 일구는데 큰 도움이 됐다. 처음은 힘들고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 가다보면 멋진 농장, 힐링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큰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바쁘게 달려온 이들 부부에게 잠시 여유를 가지게 하는 시간이었다. 석 대표는 “코로나19 시기에 저희는 꾸준히 연구하고 배우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찾아가는 곤충체험 교육과 비대면 체험상품 키트를 만들고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 우리 농장만의 전문성을 알려나갔다”며 “스마트 스토어, 홈페이지, 각종 SNS를 활용하며 농장을 홍보했다. 지난해에는 국내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온라인 가상 공간 플랫폼)에 토마스 곤충농장을 만들었다. 누구나 시간 제한 없이 가상현실에서 곤충에 대한 이야기와 체험교육 내용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사천의 곤충사육 농가들로 구성된 한국곤충산업사업단 영농법인 대표들과 사천시농업기술센터 농산물가공센터를 통해 ‘깐깐한 농부 굼벵이환’ 제품을 출시하고 굼벵이즙, 굼벵이젤리 등 다양한 굼벵이 제품을 한국곤충산업사업단과 함께 연구 개발해서 상품화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석 대표 부부의 부지런한 삶은 아들과 지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귀농 후 이들을 꾸준히 지켜본 중3 아들이 대를 이어 교육농장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서울에 살고 있는 석 대표의 친구 역시 사천으로 귀촌을 고려 중이다.

그는 “앞으로 마음이 맞는 귀농인들과 함께 전문 곤충교육농장으로, 치유와 힐링을 할 수 있는 치유농장으로, 장애인과 노인들이 함께하는 사회적농장으로 발전 시켜나갈 계획”이라며 “또 기회가 된다면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기업도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귀농 후 어려움이 많았는데 사천에 잘 정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사천에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며 “경남도농업기술원을 비롯해 사천시농업기술센터, 강소농 민간전문가, 특히 지금은 고인이 된 사천 요라파농장 엄용욱 대표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고인은 생전에 교육농장과 관련해 많은 것을 알려줬다. 지난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석 대표는 끝으로 “결과보다는 과정을 충분히 즐기며 욕심을 내려놓고 물이 흐르듯 삶을 살고 싶다. 순리를 따르고 자연을 즐기며 이웃들과 조화롭게,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희성기자



 
석영미(가운데), 송광희(왼쪽) 부부가 진주시 충무공동에 위치한 한 작은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곤충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토마스농장 전경.
아이들이 토마스농장에서 곤충체험을 하고 있다.
토마스농장에서 아이들이 곤충들을 관찰하고 있다.
석영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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