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일시론]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 경남일보
  • 승인 2022.11.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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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 학회장)
정승재 논설위원·한국인권사회복지학회 학회장


글 제목의 순위를 정하는데 여러 생각이 스쳤다. 정치에 별 무관심인 사람까지 대부분이 말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지지 정당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에 민감하다. 집권당을 우선하는 것이 합당한지, 의회 의석수가 기준인지에 대한 생각이 그랬다. 국회 다수 정당을 먼저 표기하기로 했다. 공직선거법 제150조 등 관련 조문이 근거가 될만 하다. 본질은 양당 구조가 굳건한 다수당 더불어민주당과 여당인 국민의 힘, 그 근원과 체질을 살펴보고자 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승만 정권 때인 1955년 출범한 민주당에 뿌리를 두고 그 적통임을 강조한다. 한국민주주의 거두로 동갑내기 조병옥, 신익희 주도로 창당된 민주당 이름의 효시다. 이후 이런저런 수식어가 붙었지만 ‘민주’ 이름의 당명은 지속되었다. 이후 야권 통합 기치로 신민당이 1967년에 만들어졌다. ‘새로운 민주’ 뜻이다. 누가 뭐래도 ‘40대 기수’ 브랜드 상징이었던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이 당권과 대통령 후보를 나눠 가지며 지금 민주당의 실질적 기반이 쌓인 시기였다. 신한, 평화, 새천년 등과 같은 꾸미는 말을 앞에 두었지만 민주라는 이름을 빼지 않았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확고한 저변이 된 것이다.

DJ가 집권한 1998년 이전까지 당을 지탱하는 당료들의 구성은 정권에 저항하는, 이데올로기로 무장된 서로 간의 ‘동지’들로 채워졌다. 급료가 없었기에 시스템이란 게 없었다. ‘정치건달’로 일컬어지는 사람들도 섞였다. 정부 요직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 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연히 이지적 전략가도 없지 않았다. 저돌적이며 거침없는 기류가 체질이다. 지금도 정권에 저항할 때면 물불 안 가리는 전투력이 빼어나다. 인원동원과 구호 구사도 자극적이며 악착같다.

국민의 힘, 모태를 1961년 JP 주도로 창당된 민주공화당에 두는 데 무리가 없다. 이승만의 자유당 무능과 부패를 일소한다는 기치가 있었다. 여당이었기에 당 시스템은 출발부터 선진 반열이었다. 사무처를 구성하는 당료를 공채로 들였다. 인물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직업인으로 입문한 첫 직장인 공화당에 공채된 인물중 장관, 원내대표, 농협의 직선 회장도 배출되었다. 훗날 한 기수 10명 남짓 중 절반 정도가 국회의원으로 등원한 사례도 있었다.

전두환이 창당한 민정당도 공화당 후신이라는 말에 큰 이견은 없다. 당료를 공채로 선발한 방식도 그렇다. 사무처 국장 등 간부가 국회의원으로 발탁되는 일도 흔했다. 정부에서 파견된 국장급 간부들이 당 전문위원으로 일하며 차관 혹은 도지사로 승진, 전출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지방자치제가 출범한 YS 집권 이후부터 민자, 한나라, 새누리 등의 이름으로 보수정당의 틀을 유지하면서 오늘의 국민의힘에 이른다. 조직력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정치집회의 집결 상황을 보면 여실하다. 관료 기질이 묻어 있다. 지금의 ‘샤이보수’ 체질 연상이 자연스럽다.

정치이념의 넓은 스펙트럼, 극우인 자유주의와 극좌인 반동주의를 배척하면서 양당은 각각 진보와 보수이념 구현에 진력한다. 좀 섞여도 이상할 것도 없을 것 같지만 선택적 가치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시장경제와 정부개입의 정도에서, 대북한 정책의 상호주의와 햇볕정책의 갈림에서, 보편과 선택으로 양분되는 복지정책에서, 미일과의 동맹적 외교 기조에서도 명징한 차이를 보인다. 노총과 민노총, 교총과 전교조, 예총과 민예총 등 지지 기반도 각각 다르다. 당연히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의 우호 관계도 따로다.

양당, 무엇보다 더 극명한 사실은 정국 운용방식과 투쟁 스타일에 있다. 정치에 선동이 없을 순 없다. 사람 사는 세상의 질서 속에 그 선동의 익숙과 낯설음, 그 정도의 차이인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정체성이란 게 있다. 자신과 어울리는 정당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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