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612)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612)
  • 경남일보
  • 승인 2022.11.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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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신간 ‘경남문학상 수상자 선집’ 발간에 주목한다(1)
경남문인협회가 주관하는 경남문학상 수상자 선집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수상으로 34회 수상 기록을 남기는 이 상은 제4대 회장 고 신상철의 주도로 제정돼 왔는데 기금 5000만원을 출연한 사람은 수필가인 배대균 신경과 원장이었다.

고 신상철 교수는 경남문인협회 회원에게 주는 상으로 제정하면서 그 뜻을 단단히 세워 시작했다. 일단 그해의 가장 우수한 작품을 선정한다는 것, 공정과 가치를 우선한다는 것에 초점을 모으기로 한 것이었다. 경남문인협회 이달균 회장은 발간사에서 다음과 같이 문학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상은 경남문인협회가 1989년 제정해 2022년 현재까지 제34회 34명의 문인이 수상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 만큼 경남문인으로서는 가장 수상하고 싶은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은 은행 이자가 너무 적어 상금 마련에 애로가 있지만 경남문학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역사회의 관심이 계속된다면 이 상은 면면히 이어져 나가리라 생각한다.”

사실 이 상은 경남의 지자체에서 주는 상, 이를테면 이형기문학상, 형평문학상, 통영문학상, 김만중문학상, 이병주문학상 등을 제외하고 순수 문인단체에서 주는 상으로는 가장 견실한 상으로 인정된다. 일단 그 사이 수상자 면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전기수(시, 1회), 김웅(소설, 2회), 정동주(소설, 3회), 설창수(시, 4회), 임신행(동화, 5회), 정목일(수필, 6회), 김교한(시조, 7회), 이광석(시, 8회), 문신수(소설, 9회), 강희근(시, 10회), 전문수(평론가, 11회), 이우걸(시조,12회), 차영한(시, 13회), 최송량(시조, 14회), 서인숙(수필, 15회), 정규화(시, 16회), 김언희(시,17회), 하길남(수필, 18회), 김연동(시조, 19회), 성선경(시, 20회), 이달균(시조, 21회), 박노정(시, 22회), 이월춘(시, 23회), 이상옥(시, 24회), 강수성(희곡, 25회), 김병수(시, 26회), 홍진기(시조, 27회), 김복근(시조, 28회), 김현우(소설 29회), 배한봉(시,30회), 양미경(수필, 31회), 김일태(시, 32회), 고영조(시, 33회), 김미윤(시, 34회) 순이다.

지금 우리 눈에 잘 안보이는 사람은 전기수, 설창수, 문신수, 최송량, 서인숙, 정규화, 박노정 등 작고문인들이다. 설창수 시인은 서열과 무관하게 후배들 수상자 틈에 들어가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아마도 예우 차원에서 특별상이라는 명분으로 모신 것 같다.

이 중에는 김웅이 울산지역에 있어서 그 동향이 잘 잡히지 않는 편이고 정동주는 시, 소설에 있어서는 일시 쉬고 있어 보인다, 다만 신상철 수필가가 수상자 이름에 없는 것이 아쉽다. 스스로 만든 상인데, 좀 있다가 작고했지만 특별상에 초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상자는 대부분 원로 중진이라 일정한 업적을 남겨 놓고 있는데 수상자 중에서도 김언희 같은 경우 신선도가 높아 보인다. 김언희는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트렁크’ 등으로 모더니즘과 해체적 신선도를 문단에 제공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 ‘녹취 A-19’는 난해하지만 소개해 볼까 한다.

“이봐요, 나는 내가 쓰는 이유와 진드기가 저 어미와 교미하는 이유가 같은지 다른지도 모르는 사람이오.

메스꺼워서 쓰는 거요. 내 인생이 제비꽃 설탕조림 같아서

달아도 너무 달아서,”

김언희는 시적 흐름이 의외, 비보편, 엉뚱한 연쇄 등등, 언어가 흐르는 감각이 짝짝 조청처럼 입에 붙는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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