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존감과 학교폭력의 상관관계
[기고] 자존감과 학교폭력의 상관관계
  • 경남일보
  • 승인 2022.11.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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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현 (진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계 경위)
학교전담경찰관 업무를 약 4년 동안 맡으며 청소년들에게 “피해자를 도와줬다가 나도 당할까 보복이 두렵다” “신고해도 소용없었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학교폭력을 한 번만 당해도 충격이 큰데, 지속적으로 당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또 학교폭력을 신고했음에도 가해 학생을 계속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얼마나 힘들까? 심각한 피해를 준 학교폭력에 대해 단호한 처분이 필요함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 피해 학생이 만족할 만한 처분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와 반대로 가해 학생 입장에서는 “나는 정말 합당한 처분을 받았다”라고 생각할까?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 가해 학생은 너무 단호한 처분으로 학교생활이 망가지고,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인생이 망가졌다”며 억울해 할 수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필자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사안을 검토할 때 보다 처분을 내릴 때가 더 신중해지고 어렵게 느껴진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로 가해 학생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반성하고,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의 잘못을 용서하여 가·피해 학생 모두가 만족하는 관계회복이 마법처럼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불과 몇 시간의 회의로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기는 쉽지 않다. 학교폭력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사자성어 비유해, 일이 발생 후 후회하고 수습하려 하면 늦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학교폭력을 단순한 청소년 개인의 문제로 보지 말고 학생, 가정, 학교, 지역사회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가정의 역할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부모는 어려서부터 아이의 의견을 잘 수용해주고 지지해주는 양육 태도로 안정적인 관계를 맺어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성장시켜야 한다.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다양한 원인 중 하나가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이 타인을 공격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고 하는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되는 가해 행위를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우리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자존감을 높이고 그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오늘 이 시간부터 잊지 않기를 바란다.

 
서상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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