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92] 알 수는 없지만 (이서화 시인)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92] 알 수는 없지만 (이서화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22.12.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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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가 나무를 빠져나가는 순간 토끼로 변했다네요

―이서화 시인의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주지’. ‘연금술사’에서 노인이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젊은 양치기에게 하는 말이다. 세상의 위대한 진실 하나는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내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알 수 없는 어떤 힘’이란 ‘온 우주’라는 말이겠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의 꿈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우리의 일반적 인식을 뭉개버렸다. ‘간절히 원한 그 무엇’이란, 인간의 꿈이었지 여우의 꿈은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 노인의 말대로라면 여우의 단련된 정신과 의지가 꾼 꿈은 토끼가 되는 것이었던 셈이다. 알 수는 없지만.(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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