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10살짜리 조카의 고민
[경일춘추]10살짜리 조카의 고민
  • 경남일보
  • 승인 2022.12.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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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시선(sysun) 파트너즈·컨설턴트)
김미경 (시선(sysun) 파트너즈·컨설턴트)

 

올케가 늦둥이 셋째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누이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동생이 하나 더 생긴다는 사실에 첫째인 조카의 고민은 시작됐다.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조카가 걱정을 늘어놓는다. “동생 낳으면 누가 키워? 엄마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있을 거야?” 아빠 혼자 벌어서 할머니 포함 여섯 식구가 생활하긴 힘들어서 엄마는 계속 회사를 다녀야한다고 했다. “그럼 할머니가 시장에 채소를 팔아서 돈을 벌어오면 되겠네?”

막내 고모에게 아이를 좀 키워달라고 부탁도 한다. 막내 고모 역시 너무 바빠서 키워주지 못한다고 하니 조카는 걱정이 태산처럼 커진 표정이다.

자기가 아이를 업어주고 키우는 걸 도와주겠지만 고모들이 만원씩 모아서 주면 좋겠단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동생 키울 걱정을 하는 조카가 귀엽기도 하지만, 출산과 육아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이 어린 조카도 벌써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씁쓸하다. 시골에 살면서 맞벌이하는 부모의 육아 고충을 조카는 자연스럽게 보고 느낀 것이다.

아이 한 명 키우는 데 들어가는 양육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되짚어봤다. 먼저 임신을 확인하면 각종 병원비, 육아용품 준비, 태아 보험 가입, 출산 준비, 산후 조리비가 들고 출생하면 분유, 기저귀, 장난감, 동화책 등 각종 생활비가 지출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가게 되면 도우미를 써야 할 상황도 있고 사교육비 지출이 시작된다. 중·고등부터는 사교육비에 허리가 휜다는 말이 있다. 대학 졸업까지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중소도시 아파트 한 채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 같다.

갈수록 우리 사회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 혼자 벌어서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힘든 시대가 된 것 같다. 요즘 젊은 세대들을 일컫는 연애와 결혼, 출산 세 가지를 모두 포기한다는 삼포 세대란 말이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취업하기가 어려우니 당연히 내 집 장만은 엄두도 못 내고 그 상황에 결혼과 출산, 육아를 상상하는 것은 당장 현실이 고단한 젊은이들에게 꿈같은 일일 수도 있겠다.

열 살짜리 아이가 커서 결혼을 할 때쯤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아이 한 명이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겠다. 우리나라가 아이를 걱정 없이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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