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자치경찰제도 전면 재검토 시급하다
[경일시론]자치경찰제도 전면 재검토 시급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12.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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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이수기 논설위원


자치경찰제도는 2021년 7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분산하고, 지방 분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됐다. 지난 76년간 국가가 수행하던 치안 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한 제도로, 공식 출범 1년 6개월이 지났으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전체 경찰 인력의 절반인 자치경찰이 정착되면 주민들은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받게 될 것에 기대가 컸다. 경찰 사무 중 아동·청소년·여성보호, 교통지도·단속·조사, 범죄예방, 생활안전, 경비 등 주민생활안전과 밀접한 자치경찰 사무에 대해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 감독하는 형태로 지역 치안을 지방행정과 연계, 협력해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치안 서비스 제공이라는 도입 취지라 호응이 높았다.

자치경찰제가 시행 2년째를 맞았지만 국민 70~80%가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별다른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 대부분이 “자치경찰이 어디에 있지?”라는 것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질문이다. “자치경찰제를 시행하는 건 맞아?”라는게 주민들이 가지는 의문이다. “자치경찰이 보이지 않고, 운영된다는 것을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 하면 ‘무늬만 자치경찰제도’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다. 국가경찰 조직 안에 자치경찰을 억지로 도입한 설계로 고유의 자치경찰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자치경찰제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을 분리하지 않고 사무만 구분해 국가경찰 사무는 중앙의 경찰청이,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 단위의 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한다. 각각의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의 신분은 모두 국가경찰로서 유지하는 일원화 모형을 운영하고 있다. 일원화 모형은 국가경찰의 신분으로 자치경찰 업무를 시행하다 보니 문제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제도 중 국가경찰이나 파출소와 지구대를 자치경찰부 소속으로 바꿔야 한다. 지구대와 파출소는 지역주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범죄예방 등 자치경찰 사무를 주로 수행한다. 파출소와 지구대가 국가경찰 부서인 112 치안종합상황실 소속이기 때문에 자치경찰위원회와의 원활한 협조가 어려운 실정이다. 주민밀착형 치안 서비스를 위해서 지구대와 파출소를 자치경찰부 소속으로 돼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원화 방안을 오는 2024년 세종·강원·제주에서 시범 실시, 성과에 따라 2026년 전국으로의 전면 시행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이원화될 것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

경찰조직상 112상황실·경비·정보 등 경찰 각 기능 사이에 칸막이가 쳐진 것도 유기적 대처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10·29 이태원 참사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늦게나마 감지했으나 만약에 이태원파출소가 바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출동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제도가 느슨하다. 경찰은 자기 업무 외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데, 이를 판단해줄 지휘관의 지시가 없으니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던 것 이란 진단도 나온다.

현재 자치경찰위원회는 경정급 이하의 자치경찰에 대해 승진·전보·파견·직위해제 등 임용권 및 징계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경찰 내부의 인사 시스템에 접근할 수도 없고, 모든 임용권 행사 시 시·도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승진 대상자를 결정하거나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는 승진심사위원회, 징계위원회 등을 자체적으로 설치할 수도 없게 돼 있다.

현 자치경찰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 17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에 최소한의 조직·인사·예산 등 3권에 대한 적정한 권한이 주어져야 지자체의 예산·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현재 너무 많은 11개 계급제도는 현장서 실무자는 적고 관리, 감독 인력이 많다 보니 지휘체계가 복잡, 유사시 대응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혼란을 막기 위해선 그간 시행서 드러난 자치경찰제도의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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