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과이불개(過而不改)
[천왕봉]과이불개(過而不改)
  • 경남일보
  • 승인 2022.12.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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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이 땅의 최고지성이라 할 수 있는 대학교수들은 올해도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논어에서 찾았다. 2000년도 더 지난 춘추전국시대의 현자, 공자가 제자들과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은 논어에서다.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을 하여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그 시절 공자는 이미 오늘의 대한민국 위정자들이 저지를 행태를 미리 예측했을까.

▶논어의 위정공편은 군자의 도리를 요약하고 있다. 일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자긍심을 갖지만 다투지 않고 여럿이 어울리지만 편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오늘의 우리 정치지도자, 국회의원들을 꾸짖는 듯 하다.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패배자가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네 정치지도자들이 새겨야 할 금언이 아닐 수 없다.

▶교수들은 욕개미창(欲蓋彌彰, 덮으려 하면 더욱 드러난다)와 문과수비(文過遂非), 누란지위(累卵之危)도 올해를 축약하는 사자성어로 추천했다. 부인할 수 없는 올 한해 우리국민들이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나무라는 선인들의 질책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우리의 원로, 정치지도자, 지성인들은 누구도 누란지위와 과이불개를 나무라지 않고 침묵한다. 감히 꼰대들이여 발언하고 꾸짖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꼰대이고 어른이다. 꼰대가 있어야 전통이 계승되고 미풍양속이 유지된다. 뻔뻔스런 정치가 꼰대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이 땅의 꼰대들은 무얼하는가. 침묵하며 책임지지 않으면 그것이 꼰대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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