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푸른 도전] 육십령 만득이 와인농장 윤만기 대표
[인생 2막 푸른 도전] 육십령 만득이 와인농장 윤만기 대표
  • 정희성
  • 승인 2022.12.14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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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함양골에서 와인과 함께 살어리랏다
남다른 와인사랑…귀농 후 포도 재배
2020년 강소농과 인연, 경영철학 배워
체험형 포도주 양조장 만드는 것이 목표
청정 함양골 백두대간(함양군 서상면)에서 육십령 만득이 와인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윤만기 대표(64)는 2017년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함양으로 내려왔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윤 대표는 서울에서 35년 간 금융업에 종사하다 퇴직을 했다. 와인을 좋아하는 그는 귀농 후 와인용 포도재배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수입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화이트 와인’을 경남에서 최초로 생산하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와인과 함께 달콤쌉쌀한 생활을 하고 있다.

평범한 금융인이었던 그는 퇴직을 하기 전 귀농할 지역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함양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했다. 윤 대표는 “포도 농사가 생각보다 어렵지만 매력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며 “평소에 와인을 즐겨 마시는데 불면증도 없어지고 숙면에도 도움이 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했다.

와인이 좋아 포도 농사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준비도 미흡했고 자연도 그에게 시련을 줬다. 2019년에 태풍으로 포도 재배 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윤 대표는 그 때를 생각하며 “앞 날이 막막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태풍 피해를 입으니 복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도 만났다.

소비활동 위축과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어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든든한 우군이 있었다. 그는 “이웃 강소농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이제는 재배기술도 향상하고 와인용 포도 품질향상을 위한 시설 현대화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시음용 와인 1500병을 생산해, 아무 대가없이 도와준 분들에게 ‘육십령(화이트) 와인’이라는 이름으로 선물도 했다. 큰 보람이었다”고 했다.

그는 2020년에 강소농과 인연을 맺었다. 기본교육을 시작해 심화·후속교육, 스마트스토어 교육을 받았고 지금도 강소농 회원 간 소통을 통해 정보교환, 농장견학을 하고 있다. 윤 대표는 “강소농 교육을 받다보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선배 강소농들과 서로 정보공유도 하고, 농장을 비교 견학도 하면서 장점은 배우고 단점은 고치고 있다. 특히 비용절감, 품질향상, 고객창조, 가치향상, 역량강화에 대한 강소농 기본 경영마인드가 농장의 경영철학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귀농을 해보니 농사를 짓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강소농 자율모임체인 ‘강산골’에서 운영하는 매장에서 ‘육십령 와인’을 전시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소비자들이 마실 수 있게 제품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함양을 대표하는 와인으로 ‘브랜드화’하고 주민과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체험용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도 만들 계획이다.

백두대간 육십령 만득이 와인농장은 기후가 서늘하고 주변 경관이 뛰어나 포도 재배의 최적지라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남덕유산 줄기로 물이 풍부하고 접근성도 좋다. 또 주변에 남덕유산, 농월정, 용추계곡 등이 있다.

윤 대표는 “체험농장용 와이너리가 완공되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2019년 와인전문교육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충북 영동군 와인아카데미(1년), 올해는 소물리에 과정을 이수하는 등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그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경남도농업기술원과 함양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 덕분이었다”며 귀농을 꿈꾸는 예비 농업인들에게 강소농 교육을 적극 권유했다.

이어 “귀농을 하면 정보, 기술부족으로 애로사항이 생긴다. 강소농 자율모임체에 꼭 가입해 소통의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며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하지 말고 단계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장기 비전을 세우고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고생 없이 이루어진 꿈은, 사막의 신기루와 같이 쉽게 허물어진다. 너무 쉽게 이루려고 하지 말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목표가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와인을 맛보며 자유롭게 체험하고 관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고 싶다고 했다.

윤 대표는 “체험, 교육, 관광이 모두 가능한 농장을 만드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와인 생산은 주류업에 속한다. 내년에는 면허취득을 통해 재배한 포도를 가지고 직접 와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희성기자

 
윤만기 대표가 (가칭)육십령 화이트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 육십령 화이트 와인은 강소농 자율모임체인 강산골에서 운영하는 매장에 홍보를 위해 전시돼 있다. 사진=경남도농업기술원
윤만기 대표가 와인용 포도 농장에서 ‘육십령 와인’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경남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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