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 ‘병자호란’ 특별전 2023년 3월까지
국립진주박물관 ‘병자호란’ 특별전 2023년 3월까지
  • 백지영
  • 승인 2022.12.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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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역사' 조명 특별전 마련...조선 전란사 특화 박물관으로 새 지평 열어
결코 유쾌하지 않은 쓰디쓴 패배의 역사. 되짚어보는 것조차 뼈아파 그간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병자호란’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열린다.

임진왜란 특화 박물관으로서 그동안 임란 관련 전시에 집중해왔던 박물관 측이 ‘조선시대 전란사 박물관’으로 지평을 넓히는 첫 관문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14일 특별전 ‘병자호란’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전날 개막해 내년 3월 26일까지 박물관 내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하는 ‘병자호란’ 전의 취지와 내용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특별전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불과 40년 후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세 속 다시 맞은 전쟁, 병자호란을 당시 조선이 어떻게 극복하려 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되짚기 위해 마련됐다.

장상훈 국립진주박물관장은 “아픈 역사를 되새기는 게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면서 “이번 특별전이 사실상 국내 첫 병자호란 전시다. 패전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반드시 짚어야 할 일이라 생각해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잘 풀리지 않은 일일수록 왜 실패했는지 다시 새겨둬야, 더는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다.

전국 병자호란 관련 자료를 집대성하려 노력했지만, 패배한 전쟁인 만큼 자료를 소장한 일부 문중에서는 제공을 꺼리기도 해 자료를 끌어모으는 데 애를 먹었다.

이번 특별전은 국보 ‘광해군일기’를 비롯해 병자호란 관련 문화재 100건 252점이 출품된다. 특히 병자호란 당시 남양부사 윤계(1603~1636)가 청군에게 죽은 내용을 그린 남양부사 순절도 등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병자호란의 실제 모습을 정확하게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병자호란은 조선과 청나라 간의 전쟁일뿐만 아니라 명나라도 간접적으로 개입한 전쟁으로 이후 동아시아 국제 질서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전시는 명나라와 청나라 간의 군사적 충돌 속에서 조선이 처한 군사적·이념적 고민을 다양한 문화재로 소개해 병자호란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병자호란 이전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라는 주제로 1618년 명나라가 후금을 공격하기 위해 조선군의 파병을 요청할 때부터 1627년 후금이 조선을 침공할 때까지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다룬다. 2부는 ‘청 제국의 성립과 조선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정묘호란 이후 조선과 후금·명나라 간의 관계 속에서 조선 조정의 대응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본다. 3부는 ‘병자호란의 발발과 조선의 패전’이라는 주제로 청군의 기습적인 침공으로부터 인조가 항복 때까지의 상황을 담았다. 4부는 ‘조선의 전후 상황과 조·청 관계’라는 주제로 전쟁이 남긴 유산을 짚어보며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코너다.

전시를 준비한 이효종 학예연구사는 “어렵고 예민한 주제겠지만, 당시 상황을 보다 정확히 알게 돼 우리 사회에 관련 토론을 끌어내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며 “마지막 ‘삼전도비’를 보며 어떤 게 나라를 지키는 현명한 판단인지, 전쟁과 평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국보 ‘광해군 일기’ 내지.
국보 ‘광해군일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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