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쥐고 있는 슬픔이 무겁다
집 안에서 밀려난 것들
감추고 싶은 은밀한 것들
병든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방치된 것들,
담배연기로 실직을 견디던 사내도
베란다 구석에서 녹슬고 있다
아찔한 바닥을 바라보며 늙어가는 콘크리트
발밑이 벼랑이다
난간을 치고 경계를 짓지만 집은 허공에 떠 있다
유리창 밖,
실내로 들어가지 못해
집이 아닌 집이다
바깥도 아니면서 그런다고 안도 아닌, 설명이 어중간한 곳.
다용도의 공간이어서 필요에 따라 함부로 섞여 살아야 하는 선택 부재의 곳,
허드레 감이나 거슬리는 것들만 잔뜩 재여 놓고 화급히 되돌아오는 곁다리 같은 곳.
어중간한 직책으로 위로부터 아래의 원성을 모두 감당하는
어느 납작한 사내의 처지 같은 곳.
가끔 중력의 유혹을 염려케 하고 신의 눈빛을 자주 만나는 곳.
그래도 아침 햇살을 맨 먼저 받아들여 세상을 깨우는
성지(聖地) 같은 곳.
새삼 어깨의 무게를 다짐하는 곳.
딸랑 한 장 남은 달력처럼 그래도 존재 이유는 설명될 수 있는 그곳.
경남시인협회장
집 안에서 밀려난 것들
감추고 싶은 은밀한 것들
병든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다
겨울잠을 자고 있는
방치된 것들,
담배연기로 실직을 견디던 사내도
베란다 구석에서 녹슬고 있다
아찔한 바닥을 바라보며 늙어가는 콘크리트
발밑이 벼랑이다
난간을 치고 경계를 짓지만 집은 허공에 떠 있다
유리창 밖,
실내로 들어가지 못해
집이 아닌 집이다
바깥도 아니면서 그런다고 안도 아닌, 설명이 어중간한 곳.
다용도의 공간이어서 필요에 따라 함부로 섞여 살아야 하는 선택 부재의 곳,
허드레 감이나 거슬리는 것들만 잔뜩 재여 놓고 화급히 되돌아오는 곁다리 같은 곳.
어중간한 직책으로 위로부터 아래의 원성을 모두 감당하는
어느 납작한 사내의 처지 같은 곳.
가끔 중력의 유혹을 염려케 하고 신의 눈빛을 자주 만나는 곳.
그래도 아침 햇살을 맨 먼저 받아들여 세상을 깨우는
성지(聖地) 같은 곳.
새삼 어깨의 무게를 다짐하는 곳.
딸랑 한 장 남은 달력처럼 그래도 존재 이유는 설명될 수 있는 그곳.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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