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한국형 NASA ‘우주항공청’의 성공을 기원한다
[과학칼럼] 한국형 NASA ‘우주항공청’의 성공을 기원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12.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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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1960년부터 1973년까지 아폴로 계획에는 거의 195억 달러가 투입됐다. 20호까지 계획됐던 미국 아폴로 계획은 1972년 아폴로 17호가 세 명의 우주인을 태운 채 달에서 지구를 향해 이륙한 것이 마지막 임무였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으로 인류의 달 착륙을 성공시켰지만 막대한 예산 투입에 여론이 돌아서면서 계획이 조기 종료된 것이다. 지금 미국은 지난 11월 아폴로 17호 이후 다시 사람을 달에 보내려고 마네킹을 태운 SLS의 발사에 성공하며 계획의 첫 발자국을 뗐다.

우주 개발은 국력의 상징이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고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달을 차지하려는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우주개발의 핵심 키워드는 국제협력이다. 우주개발에 드는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개별 국가가 지속적으로 투입하기 쉽지 않다. 미국과 유럽우주국(ESA),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대표 협력 사례로 꼽히고 있다. 최근 국제협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우주개발이 단순한 인류의 과학적 탐사를 넘어 안보나 경제 문제와 겹치며 국가 전략기술화가 이뤄진 탓이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 또는 동맹을 맺고 있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새로운 우주 질서와 규칙을 만들기 위한 미국 중심의 우주협력체계다. UAE와 한국을 포함해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달 탐사가 일단락된 지 50년이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예산 2367억원의 투입해 지난 8월 5일 발사된 ‘다누리’가 달 탐사에 도전하고 있다. ‘다누리’는 4개월 반 동안 누적 거리 600만㎞를 비행해 지난 17일 자체 추진력을 이용해 속도를 줄이고 5차례에 걸친 달 진입 기동 시작한다. 이 기동이 성공해 12월 31일 임무 궤도를 달성하면 애초 타원형이던 ‘다누리’의 궤도는 달 상공 100㎞의 원 궤도로 변경되며 하루 12회 달을 공전하게 된다. 2023년 7월이면 임무 운영 연장 여부와 임무 종료 방안을 결정하며, 임무 연장 시에는 고도를 변경할 수도 있다. 2023년 12월 ‘다누리’의 임무가 종료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은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3년 말 한국의 차관급 기관인 ‘우주항공청’의 출범을 알리면서 “세계 5대 우주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쟁 국가에 비해 많이 늦었지만 우주항공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의 설립이 가시화된 것이다. 뒤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대전 연구재단 대강당에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공개했다. ‘2045년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함께 우주탐사 확대, 우주수송 완성, 우주산업 창출, 우주안보 확립, 우주과학 확장 5대 장기 우주개발 미션이 제시됐다. 현재 우주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한 국가 우주역량을 빠르게 선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31년에 달 착륙을, 2045년엔 화성 착륙을 시도한다. 또 우주수송 서비스 능력을 키워 2030년 무인수송, 2050년엔 유인수송을 시도한다. 이 밖에 2040년엔 선도형 우주임무를 주도하고, 2050년에 우주산업을 10대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구체적으로 독자적 우주탐사 계획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우리나라는 위성 개발 분야는 선진국의 수준에 거의 도달하고 있으나 미국과의 미사일협정에 묶여 있던 우주 추진체 개발은 뒤떨어진 편이다. 2조 132억원을 들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보다 더 강력한 2단형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차세대 발사체는 2032년 달 착륙선, 2045년 화성 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임무를 맡는다.

한국의 달 탐사 계획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2020년 달 궤도선, 2025년 달 착륙선 발사’라는 내용을 포함한 ‘우주 개발 세부 실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연구자와 논의 없이 2017년까지 달 궤도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깜짝 발표하면서 전체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2015년 쪽지예산이라는 국회의 반대에 부딪쳐 달 탐사 관련 연구비 ‘0원’을 기록하는 수모까지 겪으면서 연구가 진척되지 못했다. 2023년 출범이 될 ‘우주항공청’은 이런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기관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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