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돈을 조금 더 잘 벌고 싶어진 이유
[경일칼럼]돈을 조금 더 잘 벌고 싶어진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22.12.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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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인준 (진주 당당한의원 대표원장)
어인준 진주 당당한의원 대표원장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잘 바뀌지 않으니, 변화할 것이라 기대하지 말고 처음부터 제대로 된 사람을 찾아서 일을 맡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에게 10년 전에 비해 지금 성격과 가치관이 달라졌는지 물어보면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많다고 대답한다. 어떤 계기를 통해 각성하고 큰일을 이뤄내는 수많은 위인전에서 증명하듯이 크고 작음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들은 분명히 계속해서 변화한다. 사실 사람이 전혀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런 칼럼 글을 쓰고 있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이 동원된다. 사람들을 자원봉사에 동참시키기 위해 봉사의 좋은 점을 홍보하기도 하지만 봉사실적에 따라 할인혜택을 주기도 한다. 최근 청소년 의무봉사가 폐지되면서 청소년 봉사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대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계속 하다 보면 즐거움과 보람을 알게 되니 일단 봉사활동을 시작해보라는 것이 의무봉사제도의 취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가장 빠르고 크게 변화시키는 것은 돈이다. 연말을 맞아 올해를 돌아보고 목표달성에 실패했다면 내년에는 돈을 걸고 시도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일정액을 걸고 목표를 달성한 비율에 따라 돈을 돌려받는 ‘목표 달성 앱 서비스’를 매일 사용해 한번에 2주씩 진행되는 1500회의 목표에 도전한 결과 98%의 평균성공률을 달성했다. 전체이용자의 평균성공률도 90%라고 하니 누구나 활용해볼만 하다. 100%를 달성할 경우 실패한 사람들의 벌금을 상금으로 나눠 가져갈 수 있다. 2년간 50만원을 획득했고, 10만원의 벌금을 냈으니 목표 하나당 평균 300원 정도를 번 셈이다.

이 방법으로 매주 달리기 등 각종 운동습관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 자녀 책 읽어주기 같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났으며, 800일째 매일 외국어공부를 해 오고 있다. 한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매일 한약을 복용하는 미션을 안내해주고, 운동을 하기로 약속한 분에게는 운동미션을 안내해 드리기도 한다.

돈은 스스로를 바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변화시킨다. 의료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진료만 잘 보면 된다고 생각했지, 돈을 잘 다루겠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인처럼 병의원을 개업하고 경영하니 직원들의 생계와 능력계발을 위해, 그리고 환자분들을 위한 진료서비스를 위해 돈을 더 현명하게 벌고, 더 지혜롭게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수많은 범죄가 돈 때문에 일어나는 점을 본다면 돈을 통한 변화가 좋은 쪽이라는 보장은 없다. 선거에서 후보자 각자 자신보다 더 나은 최선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기뻐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각자 자신이 부자가 되는 것보다는 돈을 가장 지혜롭게 사용하는 사람에게 돈을 쓸 권한을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최선일 것이다. 많은 돈을 벌었다고 별 생각 없이 탕진하는 사람보다는 그보다 작은 돈 일지 언정 가치 있는 사용을 하는 사람에게 공감대와 함께 또 다른 돈이 모이게 된다. 돈을 제대로 잘 쓰면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아도 사용한 액수보다 더 모으게 되는 이유이다. 돈을 무리하게 벌어 인심을 잃은 사람에게는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돈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 봉사활동을 일단 시작해보면 좋은 점을 알게 되듯이, 돈을 통해 습관을 일단 만들어보면 좋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 힘은 다른 사람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한국에서도 외국처럼 학생 때부터 관심이 가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개인이 자발적으로 이웃과 함께 기금을 모금해서 제대로 사용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돈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돈의 힘을 활용해 선한 영향을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울림이 널리 퍼져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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