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우 생태수목원 담당 "구상나무 살리기 희망"
박찬우 생태수목원 담당 "구상나무 살리기 희망"
  • 임명진
  • 승인 2022.12.2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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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 근무
지리산, 한라산 일대 서식 구상나무
품종개량 후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
국내선 집단고사로 복원사업 진행 중
초기 활착률 90% 이상 성과 고무적

국내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복원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 고유의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해외에선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학명 ‘Abies koreana’으로 표기되는 구상나무는 침엽수에 속하며 원산지는 한국으로 표기된다. 한라산을 비롯해 지리산, 덕유산 일대의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며 구상이라는 이름은 제주도 방언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07년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 신부 위르뱅 포리에 의해 최초로 발견됐으며 1920년 영국 식물학자 어니스트 H 윌슨 박사가 학계에 보고하면서 그 존재가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외형적으로 크기가 작고 예쁜데다 잎이 조밀해서 유럽 등지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로 애용되고 조경용에서 건축재 등으로도 사용된다.

경남도 산하의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찬우 생태수목원 담당은 “현재 외국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이용되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개체가 아닌 그 나라에서 새롭게 개발된 품종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자체개발한 품종이 널리 쓰일 만큼 구상나무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구상나무는 2013년 세계자연보존연맹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는 처지다.

구상나무의 멸종위기는 갑작스럽게 전개됐다. 박 담당은 “지난 2013년께 지리산뿐만 아니라 한라산, 덕유산 등 울창한 산림 속에서 유독 구상나무만 선택적으로 한꺼번에 고사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정 수종에서만 집단 고사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 것은 학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리산의 경우 대규모 자생지인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숲 절반 이상이 고사했고 심한 곳은 90%까지 집단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담당은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과 적설량 감소에 따른 상관관계와 따뜻한 날씨로 고산지대에 경쟁수목이 늘어 도태되고 있다는 학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결론을 내기 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는 국립산림과학원과 구상나무 복원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에 지리산에 자생한 구상나무 5년생 1350본을 금원산 정상부인 해발 1300m 지점에 식재했는데 3년차를 맞은 현재 92% 이상의 활착률을 보이고 있다.

박 담당은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멸종위기 극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성장하면서 초기 활착률을 계속 유지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주를 비롯한 제주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거창 금원산에서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구를 위해 금원산 정상을 수차례 오르내리는 금원산 생태수목원과 국립산림과학원 직원들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 담당은 “내년에도 우리 직원들은 쉼 없는 연구를 통해 복원사업에 더욱 열중하겠다”면서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산림이 큰 위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도민분들이 구상나무 복원이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박찬우 담당과 복원중인 구상나무 묘목
박찬우 담당과 금원산 일대서 복원중인 어린 구상나무 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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