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2022년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
[경일춘추]2022년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過而不改)’
  • 경남일보
  • 승인 2022.12.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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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훈 (인공지능 산업컨설턴트·인제대 SW중심대학 연구교수)
안종훈 


지난 12월 12일 교수신문은 2022 올해의 사자성어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전국의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e메일 설문조사를 통해 ‘과이불개’가 476표(50.9%)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확정됐다고 했다. 그 출처를 살펴보면 논어 ‘위령공편’ 에서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라 말했다고 한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는 의미다. 잘못을 범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은 개인적인 성찰의 부재이다.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인격적인 성숙도 이룰 수 없고 개인의 사회적 성장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잘못의 주체가 사회 지도층 인사라면 그 파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태원 사태나 서해 피살사건 등의 수습 과정에서 그것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그것에 익숙해져 잘못을 반복하는 데 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것이 잘못이라는 판단이 흐려지는 상황에 까지 이르기도 한다. 그간 경제성장에 집중해오다 보니 물질만능 사회가 돼버려 가치기준이 흔들려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적 발언이나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다가 감옥에 들어가면서 까지도 자신은 결백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낀다.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과 20대 청춘들에게 이들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개인적인 성찰뿐만 아니라 초중고 공교육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더 걱정되는 것은 인공지능 개발에 인간의 도덕성을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가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모방해서 가장 유사하게 그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반 도우미 로봇이 사람과의 대화나 행동에서 기본적인 도덕성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오히려 해를 끼치게 될 것이다.

2016년 알파고 출현 이후 필자는 신뢰와 투명성을 포함한 인공지능 윤리 기반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연구논문 발표나 개발자 대상 교육을 해오고 있다. 윤리와 도덕을 인공지능 시스템에 기술적으로 구현시키는 방법을 교육해오고 있지만, 정작 개발자들은 알고리즘과 코딩 등의 기술만 고집하고 있다. 2022년 한 해를 보내며 ‘과이불개’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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