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나이
[천왕봉]나이
  • 경남일보
  • 승인 2022.12.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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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글피면 새해다.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이다. 전 국민이 나이를 한 살씩 더 먹는다. 특히 60년 전 계묘년 생은 한 살을 더해 예순 한 살, 회갑이 되는 해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나이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인간관계를 틀 때 맨 먼저 물어보는 게 이름 다음으로 나이다 보니 그렇다. 호칭과 서열 정리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통용되는 나이는 한국식 ‘세는 나이’와 국제통용 기준 ‘만 나이’,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는 ‘연 나이’가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빠른 나이’, ‘민증 나이’까지 등장할 정도여서 몇 가지 나이가 있다. 어릴 적에는 나이를 빨리 먹고 싶고, 늙어서는 천천히 먹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 나이 종류도 다양하게 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식 ‘세는 나이’의 기원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고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주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세는 나이’를 폐지했다. 일본은 1902년 ‘만 나이’를 공식 적용했고, 1950년부터는 ‘세는 나이’를 법으로 금지했다.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 이후, 북한은 1980년대 이후 ‘만 나이’만 쓰고 있다.

▶행정기본법과 민법 개정안이 지난 27일 공포되면서 나이 계산법이 ‘만 나이’로 통일됐다. 덕분에 새해에는 나이를 거꾸로 먹게 됐다. 생물학적 나이와 별개로 심리적인 회춘을 맛볼 수 있는 세대도 있겠지만 한 살 까먹는다고 느끼는 세대는 어떨지 모르겠다. 어떻든, 새해를 맞아 나이 듦의 소중함을 새삼 인식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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