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지속가능한 수경재배를 위한 고민
[농업이야기] 지속가능한 수경재배를 위한 고민
  • 경남일보
  • 승인 2023.01.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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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기름진 토양과 기후가 온화한 곳에 농업이 발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문명이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기름진 토양이 없어도 농업이 가능하다. 수경재배는 흙을 사용하지 않고 영양분이 들어있는 배양액을 작물에 직접 공급하는 농업기술로서, 기계화가 용이해 노동력이 절감되고 영양분이 잘 흡수돼 생산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의 수경재배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시설채소의 수경재배면적은 2000년에 763ha였으나 2021년에는 4,271ha로, 5.6배 증가했으며 특히 경남은 1303ha로서 전국의 30.5%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경재배 확산과 더불어 폐양액(이용후 버려지는 배양액) 배출로 인한 환경부담 대한 우려 또한 증가하고 있다. 수경재배에서는 작물에게 공급하여 흡수되고 남은 약 20%의 폐양액이 발생하는데, 여기에는 영양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하천과 지하수의 부영양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폐양액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다시 재사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기술을 도입해야 환경부담을 줄이고 지하수와 비료 사용량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폐양액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복잡하고, 살균장치 등 설비를 갖추는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부 대형온실에만 이용되고 있고, 소규모 온실에 맞는 보급형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수경재배가 먼저 발전한 네덜란드는 95%, 일본은 45%까지 순환식 수경재배가 도입돼 온실로부터 폐양액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농업은 환경보다는 생산성을 우선시 해 물과 비료 등을 집약적으로 소비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너무 어려운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농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현장에서부터 물과 비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또한 외부로 배출되는 폐양액을 재활용해 그 과정에 발생하는 환경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연구자와 행정부서는 실천 가능한 친환경적 수경재배 기술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관련 제도를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경남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윤혜숙 경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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