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진삼선 철도 복원은 시급한 과제
[현장칼럼]진삼선 철도 복원은 시급한 과제
  • 문병기
  • 승인 2023.01.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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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상을 살다보면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대사를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래를 내다보기 보단, 눈앞에 닥친 현실에 안주한 탓이기 때문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섣부른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들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진삼선(晋三線) 철도도 이와 유사하다. 통학하는 학생들에겐 추억의 공간으로, 지역민들에겐 편리한 교통수단이었지만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진삼선은 본래 김천과 삼천포를 연결하는 김삼선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1953년 군 병력과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개양역∼사천역 구간 10.5㎞가 사천선이라는 이름으로 개통이 됐다. 이후 남해안의 발전을 위해 1965년 삼천포까지 29.1㎞의 진삼선이 개통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진삼선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70년대 들면서 주변 상황이 변했다. 삼천포까지 국도 3호선이 개통되고 주변 도로교통망도 급속하게 발전했다. 그러다보니 물동량은 물론 승객 감소로 이어졌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1980년 10월 영업을 중단하더니, 1990년 공식적인 노선폐쇄로 이어졌다. 이후 개양~사천 구간은 공군 등 화물전용선으로 남아 있고, 사천~삼천포 구간은 1985년 철거된 뒤 국도 3호선으로 확장됐다. 그렇게 진삼선은 고작 15년이란 짧은 생을 마감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진삼선 철도 폐쇄는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진삼선 철도 운행 중단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해도, 멀쩡한 선로를 걷어내고 도로를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은 근시안적인 정책에 분노하며 반대 했다. 언젠가 상황이 바뀌면 필요한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고, 다시 건설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걸림돌이 많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들의 간절한 외침은 소리 없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그런데 40년 전의 그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끊어진 진삼선 철도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항공우주산업 활성화로 인한 물류 증가, 삼천포 무역항 역할 증대, 여기에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폐쇄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던 그 이유들이 지금 현실이 된 것이다.

시대 상황이 변한 만큼 진삼선 철도 복원은 시급히 추진돼야 중차대한 사업이 됐다. 망설이거나 잣대를 들이댈 이유도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사천시의 적극적인 태도이다. 시는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이 본격 논의될 2024년께 철도 노선 반영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고시’와 ‘제2차 경남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사천시 구간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가 10년 주기로 중장기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수립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28.5㎞의 ‘진주~사천 항공 산업선 국가철도망 구축’에 7000여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녹록하진 않겠지만,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삼선 철도의 조속한 복원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일이다. 항공우주산업의 메카이자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사천은 말할 것도 없다. 인근 진주는 물론 경남도의 미래 100년을 위한 도약의 토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진삼선 복원은 사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남도와 우리 모두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과거의 아픈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을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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