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사천의 항공 MRO산업에 주목하자
[경일시론]사천의 항공 MRO산업에 주목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23.01.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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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김남경 객원논설위원·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얼마전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정찰하면서 국민들은 무인기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그와 더불어 다누리가 달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세계 7번째 달 탐사국가로 우뚝 섰다.

이렇듯 앞으로 우리나라는 먹거리 하나로 하늘과 관계있는 산업이 각광 받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객·화물 수송량과 항공사의 규모 측면에서도 세계 10위 수준이니 그 산업을 유지 보수하는 부분도 발전할 수 밖에 없다. GDP 3만 달러 이상의 국가들은 항공우주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투자 육성하고 있다.

항공기 정비(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낙후된 실정이다. 2009년 청주를 시작으로 진행됐고, 그 이후 사천과 인천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런 사이에 싱가포르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 항공 MRO허브 거점 나라가 되었다.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중국이 이 산업에 진입하면서 우리나라의 민항기 MRO산업은 요원해지고 있다. 요즘은 항공회사가 직접 정비를 하는 대신에 전문 MRO 기업에 정비를 맡기는 추세이다. 엔진 정비, 부품 정비, 기체 정비 등으로 구성되는 MRO산업은 항공기 판매 금액의 3∼4배 매출을 기대하며, 고용창출 효과도 매우 크다. 비행기의 수명이 20년, 30년이라고 하면서 비행기를 타는 사람은 매우 불안해 하지만 끊임없이 항공 정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항공 MRO는 항공기를 안전하게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 높은 정비 기술이 요구되며 정비 수요 발생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격납고와 관련 장비등으로 초기 투자가 많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군용 MRO가 자리 잡고 있는 사천의 기간산업을 보완하여 민항기 MRO 산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항공우주청에 이어 인프라가 잘 구축된 사천지역에 오면 낙후된 서부경남이 명실상부 항공우주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인천 등과 분산해서 MRO 산업을 시작하면, 막대한 혈세가 낭비될 것이다. 그러므로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사천을 중심으로 이 산업이 진행된다면 국민 세금을 아낄 수 있고, 이 정권의 공약인 지방 경제 활성화와 국가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시아 태평양 항공 MRO 시장 규모는 2030년에는 50조 이상으로 증가돼 전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MRO 물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데, 2019년 국내항공사들의 정비 비용은 2.7조원을 지출했고, 그중 절반 정도를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에 지출했다. 세계 MRO 시장에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이다. 세계 10대 항공산업에 비해 너무 적다. 국내에서는 창정비 능력이 부족하고 가격 경쟁력도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항공제조업 60%가 사천에 집중돼 있고 창원, 진주를 포함하면 80%가 경남에 위치하고 있다. KAI는 2017년 12월 정부지원으로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2018년 3월에는 항공 MRO 전문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설립됐다. 이미 항공기 100여 대를 정비했으며 항공 MRO 산업 단지도 2023년에는 완공될 것이다.

항공우주청이 사천에 설치되면서 항공 관련 업계는 꿈에 부풀어 있다. 물론 청이 하나 들어오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지역 중소기업에 수주가 일어나는 데는 향후 10여 년이 지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MRO 산업은 신속하게 지역 중소기업에 수주가 일어날 것이다.

보안이 필요한 산업이라 가능하면 북한과 떨어진 곳인 남쪽에 위치한 사천이 가장 지리적으로 유리하며, 이곳 만큼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도 없다. 사천에 한국항공서비스가 설립돼 있고, 항공 MRO 산업 단지가 올해 완공되기 때문에 사천시뿐만 아니고, 경상남도 차원에서 MRO 산업에 적극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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