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봉인
[천왕봉]봉인
  • 경남일보
  • 승인 2023.01.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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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봉인(封印)은 신비감이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단어다. 대통령기록물 같은 봉인된 내밀함은 봉인해제 때까지 원초적 궁금증을 자극한다. 역사도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바닐로니아 시절 중요문서를 기록한 점토판에 도장에 찍어서 봉인한 게 최초로 전해진다. 봉인은 물건의 무단개봉을 금하기 위해서 봉하는 곳에 찍는 도장이다.

▶봉인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요즘은 상품보증용으로도 쓰인다. 조선시대는 산이나 나무도 봉인했다. 왕릉이나 태실보호를 위한 태봉봉산, 황장목 생산을 위한 황장봉산, 밤나무 재목 보호를 위한 율목봉산, 조선용 목재 보호를 위한 선재봉산이 대표적이다. 벽소령에 봉산정계라는 표석으로 경계를 삼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 판 그린벨트였다.

▶자동차의 인감도장이랄 수 있는 자동차번호판 봉인제도가 60년 만에 폐지된다고 한다. 자동차 후면 번호판 좌측 상단 위에 ‘정부’라고 각인된 봉인표시를 없앤다는 것이다. 번호판 위·변조를 통한 대포차 문제, 납세 같은 행정편의를 위해 1962년 도입된 제도가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한다.

▶첨단기술발달로 위·변조 차량의 실시간 식별 확인이 가능하고 납세도 별로 문제될 게 없다. 국민의 경제적 부담 문제도 제기되면서 번호판 봉인은 사실 오래 전부터 ‘봉인해제’ 단계에 처한 형국이었다. 몇 차례 폐지시도가 있었지만 무산됐는데, 이번엔 에나 폐지 될 모양이다. 이 참에 극단으로 갈라진 우리 사회의 ‘진영봉인’도 해제됐으면 좋겠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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