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교육전문대학원, 충분한 시간 갖고 추진해야
[경일포럼]교육전문대학원, 충분한 시간 갖고 추진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01.0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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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김성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최근 교육부장관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에 교대·사대를 교육전문대학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과거 거론됐던 교육전문대학원과 많은 차이가 있다. 현 정부에서 말하는 교육전문대학원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형태로 대학졸업자들이 교육전문대학원에 입학해 교사자격을 받는 형식이다.

교육전문대학원을 만들겠다고 한 이유는 교원양성체제 개편과 교원자격취득 과정의 유연화와 교육과정을 다양화해 교육 전문가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이는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나온 것이다. 당시 전국의 모든 교대와 사범대를 전부 통폐합하고 교육전문대학원으로의 체제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교육계의 반발도 심했지만 무엇보다도 정부의 투자대비 실효성이 부족하고, 교육계의 의견 수렴 등 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체제 개편은 흐지부지됐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에도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인 국가교육회의에서 교육전문대학원을 비롯해 교원양성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장기 논의과제로 미뤄졌다. 초등교원은 임용 규모에 맞게 정부가 양성 규모를 관리하고 과잉 배출되고 있는 중등교원의 양성 규모를 줄이며 교육대학원을 현직 교사 재교육 기관으로 개편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번의 언급 또한 메아리로 그칠지 아니면 얼마만큼의 성과가 이뤄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교육대학교는 지금까지 교육의 주체로서 교육을 묵묵히 지켜왔고 교사양성기관으로서 역할과 현장에서 교사로서의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교육부의 명확한 기준과 지침 내용이 나오지 않아 혼란스럽지만 교원양성기관과 교원 단체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교대와 사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우리 교육이 큰 문제가 돼 변화가 꼭 필요한 것일까? 지난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에서도 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대면 또는 비대면 수업을 번갈아가며 슬기롭게 이겨왔는데도 말이다.

현재의 교원양성체계 시스템 기준으로는 교육부에서 말하는 전문성 강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해결책으로 출발하면 문제가 있는 것일까? 교육전문대학원은 교원의 자격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교원수급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전문대학원으로 상향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있는 교대와 사범대의 목적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노력과 지원으로 교육현장에서는 기초학력 문제, 열악한 환경을 가진 농·산·어촌 해결,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국회 입법화 그리고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등은 많은 교사 전문가가 필요해 교사를 증원해 달라고 국회와 교육청 또는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사라는 직업은 교사로서 갖춰야 하는 자질과 소명의식이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 나라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 속에 각 나라가 추구하는 교사상을 가지고 발전해가고 있다. 미래 4차 산업혁명에서도 교사는 소명의식과 학생에 대한 사랑, 지식 전달 그리고 건전한 시민으로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강한 의지 등을 가져야 한다.

교원양성기관에서 교원양성체제에 대한 논의와 공개토론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민의 소리나 교육계의 의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들어야 한다. “너무 서두르면 도리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평범한 말처럼 사안이 중요한 만큼 시간을 가지고 교원양성체계에 초석을 다지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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