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몽골의 사막화와 ‘수원 시민의 숲’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몽골의 사막화와 ‘수원 시민의 숲’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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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겪는 환경재앙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아마도 ‘지구가 말라간다’는 표현인 ‘사막화의 세계화’일 것이다. 사막화란 연중 강수량이 적은 데 비해 증발량이 많아 초목이 거의 자랄 수 없는 불모의 토지로 황폐화 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과 스페인까지 사막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해마다 약 600만 ㏊(10㏊는 축구장 12개의 규모)에 달하는 땅이 메말라가고 있다고 한다. 이미 1996년에 UN의 주도로 심각한 가뭄과 사막화를 겪는 나라들에 기술 및 재정적 지원을 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이루고자 맺은 사막화방지협약(UNCCD-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이 있음에도 지구의 황폐화는 나날이 확대일로에 있다.


사막화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 면적의 3분의 2 크기인 면적 6만 8000㎢의 중앙아시아 대형 호수였던 아랄해가 점점 말라 1만 7000㎢로 크기가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그 유명한 철갑상어를 비롯한 풍부했던 어족들이 사라져 주변 항구, 어민들도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됐다. 그런데다 호수의 염분이 높아지면서 어마어마한 양의 소금 먼지를 주변 곳곳으로 흩날리고 있어, 호흡기 질환, 식도 질환, 후두암과 실명 등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현재 사막화는 100개국 이상에서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지난 1981년 이후 지구 전체 토지 면적의 24%가 이미 사막화됐다고 한다. 한편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가 발표한 세계 사막화 지도(World Atlas of Desertification)에 의하면 지구 육지 면적의 75%에서 이미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050년까지 90% 이상이 황폐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웃 국가 중국의 경우는 국토의 27.3%가 사막화됐는데, 사막화 면적이 매년 30만 ㏊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네이멍구(內蒙古)를 비롯해 장시(江西), 푸젠(福建), 쓰촨(四川), 충칭(重慶) 등 중국 남방의 12개 성·자치구·직할시, 260개 현과 시에서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중이다.

몽골의 사막화도 매우 심각하다. 지난 60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0.7도 상승하는 동안 몽골은 2.1도나 올랐다. 이에 1990년대까지 몽골 전체 면적의 40%를 차지하던 사막은 78%까지 확대됐다. 몽골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1166개 호수와 887개 강, 2096개의 샘이 사라졌다고 한다. 초지가 황폐화되면서 유목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 몽골 인구의 20%가 환경난민으로 삶의 터전을 잃었을 정도라고 한다. 몽골의 심각한 사막화는 황사와 미세먼지 등 한반도에도 직간접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몽골의 사막화를 남의 일로 생각지 않고, 사막화 방지와 국제적 환경 대응에 발맞추고자 ‘환경수도’를 자임하는 수원시가 모래 바람 대신 푸른 초원으로 바꾸려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기에 이른다.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성사업의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지답사를 통한 환경 조사를 실시한 후, 해마다 10㏊씩 10년간 총 100㏊의 면적에 나무를 심겠다는 목표가 수립됐다. 이듬해인 2011년부터는 조림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시민이 사업 추진을 주도할 ‘휴먼몽골사업단’이 3월 창립됐으며, ‘수원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 운동’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곳에 몽골 수원시민의 숲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총 10만 4000여 주의 나무를 심었다. 최근에 진행된 현지 조사 결과, 수원시민의 숲에 심은 나무는 현재 5만 4000여 주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비타민나무는 자연 분주를 통해 식재 당시보다 최대 20% 가량 수량이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 규모의 수원시민의 숲은 500만㎡의 땅이 사막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현재 몽골 정부 주도 하에 2030년까지 10억그루 나무심기 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수원시민의 숲 사례는 우수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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