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코로나는 상상보다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의정칼럼]코로나는 상상보다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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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경남도의원
정재욱 경남도의원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3년 만에 열리게 된 타종식과 해돋이 행사에 시민들과 함께 하며 서로의 힘찬 한해를 기원하는 소원을 빌었다. 매년 타종식엔 수많은 인파속에 화려한 공연 등으로 흥을 북돋았고 수많은 단체에서 떡국, 음료 등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었고 해돋이 행사 또한 어머니의 손길처럼 깊은 맛을 풍기는 새해 떡국으로 추위를 달래곤 했다. 이번 행사엔 코로나와 안전문제 등으로 다소 차분한 분위기속에 진행됐지만 오랜만에 입김을 내며 마주하는 표정에서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새해 덕담은 단연코 경제회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크다.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가 우리 실물경제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엄중하게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며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펼치고 원전, 방산 등의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에 대항하는 공격적이며 파격적인 산업 혁신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반드시 수반돼야할 핵심은 바로 코로나 사태 종결 일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르면 1월말 마스크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정기조에 발맞춰야 할 대기업은 물론,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소상공인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비추어 주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완전 종결을 기대하는 뒷면에 상상보다 수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은 일상 하나하나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 세계 각국의 경제는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의 경제를 지지하고 있는 힘은 무엇일까?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품앗이’ 문화라고 생각한다. ‘품앗이’의 정의는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이란 뜻으로 일을 하는 ‘품’과 교환한다는 의미의 ‘앗이’가 결합된 말이다.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규모가 작고 단순한 작업에서 자주 이루어졌고, 개인적인 일에 쓰임이 많았다.

한 가족의 부족한 노동력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가족들의 노동력을 빌려 쓰고 나중에 갚아주는 형태가 최근까지 우리 몸에 배어 혈연, 학연, 지연의 관계로 발전해 품앗이 형태의 사회가 형성돼 왔다. 지난 코로나 팬데믹 2년간 집안의 제사나 생일잔치, 동창회, 산악회는 물론 지인 간 결혼식, 장례식, 모임 등 우리만의 일상이 파괴됐다. 남녀노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이제 이런 문화는 없어질 것을 예상하며 신(新)문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들이 우리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대에 적응하고 신문명을 개척해 나가야하는 것은 인류의 숙명이자 생존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우리만의 정통성이 사라진다면 짙은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만들어 나가는 다른 나라에 맞서 무엇을 내세울 수 있을까? 모 광고에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멘트가 있다. 예전엔 너무 촌스러운 말처럼 들렸지만 이제는 우리 것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몰려온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위기에 봉착돼 왔으며 그러한 위기를 보란 듯이 극복해내며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재건과 성장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우리만의 것을 지키고 계승하는 것. 즉, 다시 한 번 나를 뒤돌아보자.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행복했던 나의 일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계묘년이 더욱 단단해지는 나와 가족,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 희망의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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