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욕심만 따르면 몸을 망친다
[경일춘추]욕심만 따르면 몸을 망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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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
박상재 전 서진초등학교장


어느 미국 사업가가 멕시코 어촌을 여행하는데 마침 황다랑어를 잡아오는 어부를 만나 “왜 조금만 잡아 오느냐” 라고 묻자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했다. 사업가는 “그럼 많이 남는 시간을 뭐 하느냐”라고 다시 묻자 “낮잠 자고 독서하며 아이와 놀아주고 저녁이면 기타 치며 친구들과 술 한 잔 나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업가는 “지금보다 큰 배를 사서 통조림 가공을 하면 큰 부자가 될 것이다”라고 하자, 어부는 “당신이 말하는 대로 하는데 얼마나 걸리나?”라고 되물어 사업가는 “15년 정도 걸릴 것이다” 라고 답했다. 어부가 다시 “그러면 부자가 된 후 나는 뭘 하고 지낼까?”라고 반문하자 사업가는 “바닷가 별장에서 친구들이랑 저녁에는 파티하고 낮잠을 즐기며 아마 가족들이랑 여가를 즐기겠지요”라고 했다. “그럼 지금 나랑 똑같지 않소?”사업가는 말문이 막혔다.

욕망으로 채워진 만족은 진정한 만족이 아니다. 욕망은 소금물과 같아 더 큰 욕망을 부른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고 마음이 부자라야 행복하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하느님은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에게 야심을 주었다고 한다. 파멸하라고! 인생의 즐거움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체득할 유일한 수단은 마음을 비우는 것뿐이다.

‘유구개고 무욕즉강(有求皆苦 無慾則剛)’이라,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괴로움이 되고 욕심이 없으면 강해진다. 소강절의 시에 ‘좋은 꽃은 절반쯤 피었을 때 보는 것이 가장 맛이 있다’고 했다. 더 갖고 다 가져도 욕망은 충족되는 법이 없다. 어느 쪽을 택할까? 어느 길로 가야 할까? 벼슬과 부자는 한 단계 올라갈수록 행복은 한 단계 내려간다고 법정스님도 말하지 않았던가. 세상일은 모두 이루고 다 흥하는 법이 없다. 살짝 아쉽고, 조금 부족해야 맞다. 다 쥐려다가 있던 것마저 잃고 만다. 순물신경(徇物身輕)이라, 욕심만 따르다가는 몸을 망친다. 돈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보여주고 나누어줄 수는 있다.

진주에는 평생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헌신과 봉사로 살아온 ‘김장하’ 선생이 있다. 그의 평생 지론은 “똥은 쌓아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돼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눠야 사회에 꽃이 핀다”라는 것이다.

가난 때문에 좌절 속에 빠질 뻔한 젊은 학도들에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그 흔한 자가용 한 대 없이 “주었으면 그만”이라고 말하는 그의 인품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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