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봉사왕' 박위수씨, 20년 넘게 목욕 ·급식 봉사
의령 '봉사왕' 박위수씨, 20년 넘게 목욕 ·급식 봉사
  • 박수상
  • 승인 2023.01.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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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웃 11명 매달 생활비 지원
지난 9일 학생 장학금 300만원 기부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의령군 화정면 유수마을에 사는 박위수(사진·77)씨. 박 씨는 지난 9일 의령군청을 방문해 올해 대봉감 농사를 짓고, 감말랭이를 만들어 250박스를 팔았다며 의령군장학회에 300만원을 기탁했다. 박 씨는 군수와 사진까지 찍으며 공개적으로 기부하기를 꺼렸다.

‘봉사왕’ 박 씨는 힘든 농사일에도 정기후원으로 매달 빠져나가는 통장 내역을 보면 힘이 난다고 했다. 박 씨가 남 몰래 후원하는 사람은 조손가정 등 11명, 단체는 2곳이다. 또 기업과 개인들에게 후원받아 저소득층에게 식품을 제공하는 의령군 특색사업인 나눔냉장고에도 매달 4만원씩을 후원하고 있다. 한 달에 나가는 돈만 50만원이 넘는다.

박 씨의 봉사 인생은 3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에서 조그만 과일가게를 했는데 어느 날 배달 나간 절의 스님이 “배고픈 사람 밥 주고, 목마른 사람 물 주는 게 절 열두 번 하는 것보다 더 공덕을 쌓는 길”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박 씨의 목욕봉사와 급식봉사가 시작됐다. 특히 목욕 봉사는 20년을 이어갔는데 당시만 하더라고 목욕 봉사하는 남자봉사자가 없었다. 박 씨는 처음에 “일주일에 한 번씩 노인들을 모시고 목욕탕에 가서 만원을 주고 5명을 목욕시키면 봉사자는 무료로 목욕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또 어려운 형편에도 20여 년간 오랜 기간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챙겨주는 급식봉사를 직접 이어갔다.

고향 의령에 귀촌하고도 박 씨의 봉사활동은 그칠 줄 모른다. 부인과 사별 후 더욱 봉사에 매진하고 있다. 박 씨는 “아내가 떠나고 이제 남은 건 정말 봉사뿐이다. 남을 도우면 기분이 그래도 나아진다”고 했다. 물론 귀촌 이후에는 고령에 체력의 한계 때문에 직접 목욕과 급식봉사는 중단하고 대신 어려운 소외계층을 돕는 봉사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박 씨는 국가가 지급하는 기초연금 등 50만원의 정기적인 수입도 모두 기부한다. 그리고 감농사로 얻은 일부 수입을 보태 그해 목돈이 생기면 모두 내놓는다. 아무리 나갈 돈이 많아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통장의 돈부터 채운다.

지난 9일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오태완 군수를 만나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급식을 하는 경로식당에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80세에 무슨 계획이 있겠냐. 이웃과 같이 돕고 살다 가는 거지”라고 웃어 보였다.

박수상기자
박위수씨가 가마솥에 불을 짚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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