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노을(김진엽)
[주강홍의 경일시단] 노을(김진엽)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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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지만

안다 다 안다

저나 나나

사랑할 시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로를 바라보면

눈시울부터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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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지평선에 깔린 먼지 속을 햇빛이 투과되면서 보이는 현상이다

대기권을 통과하는 경로가 길어질수록 더 붉게 보인다.

하루치의 노동을 끝낸 태양의 모습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은

혼탁한 세상에서도 임무에 충실한 하루가 충분한 감동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랑은 많은 시간 속에서 거룩했다는 것이다.

가끔 구름에 가려지기도 하고 굴절되기도 했지만, 견고히 지켰다는 것이다.

시간의 뚜께로 투과되는 눈빛이 붉다는 건 이미 한계의 시간을 짐작한다는 것이다.

노을은 등식은 아쉬운 아름다움이다. 충실한 아름다움이다.

장엄한 퇴로는 늘 이렇게 고와야 한다.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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