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사이다가 술이라고?
[농업이야기] 사이다가 술이라고?
  • 경남일보
  • 승인 2023.01.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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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사과 와인이 저도주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사이다’로 불리는 사과 와인은 사이다(Cider)라는 이름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청량 음료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사과를 착즙해 발효한 뒤 탄산을 첨가해 만든 포도 대신 사과로 제조한 스파클링 와인이다.

해외에서 애플사이다는 이미 하나의 주류 카테고리로 유럽에서 와인·맥주와 함께 대중적인 술로 자리잡으면서 현재 유럽 전체 주류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저도주를 선호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써머스비, 애플폭스 등 해외 브랜드 애플사이다가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사이다의 기원은 고대 유럽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줄리어스 시저 황제가 포도 대신 야생 사과를 발효해 과실주를 만든 것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온화한 기후의 중남부 유럽과 달리 포도가 잘 재배되지 않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포도 와인 대신 사과를 이용한 애플사이다가 전통술로 일찍 자리잡았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는 사과 발효주를 시드르(Cidre) 라고 부르는데, 포도 농사가 잘 되어서 유명한 와인을 많이 만드는 남프랑스와는 달리 노르망디 지역에서는 비가 많이 와서 포도 농사가 어려웠고 대신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사과를 발효시켜 와인을 제조했으며 이를 라틴어 발음으로 시드르라고 한다.

인터넷에 애플사이다를 검색해 보면 ‘애플사이다비니거’가 많이 검색되고 있는데 이는 애플사이다를 초산발효 시켜 만든 사과 식초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과 산업은 과잉 생산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사과 가격의 변동이 심한 반면 한편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지역에서의 사과 재배가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사과 산업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재배의 어려움을 걱정해야 하지만 이와 연계돼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남해안 해변가에는 도시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심각성을 가지고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다면 경남 지역의 사과 주산지도 오랜 동안 그 명성이 유지되리라고 본다.

요즘 거창의 핫플레이스 중 라는 팜사이더리가 있다. 거창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를 이용해 애플사이다를 제조 판매하며 현장에서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으로, 기존의 50년 된 사과 과원을 내방객들에서 개방함으로서 실제 사과의 생육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특히 과수원에서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로 북적댄다. 특히 코로나로 모임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사과꽃이 필 때와 사과가 빨간색으로 탐스럽게 익어갈 때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지난해 팜사이더리를 다녀간 누적 인원수가 10만명을 넘는다고 하니 거창 인구의 2배에 달하는 외지인이 거창을 방문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관광 자원화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사례이다. 앞으로 지자체에서는 인구 소멸 걱정을 덜면서 지역 농산물의 관광자원화와 가공을 통한 지역경세 활성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

 

정은호 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소장
 

정은호 경남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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