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등에 농가 허리 휜다
난방비 폭등에 농가 허리 휜다
  • 최창민
  • 승인 2023.02.02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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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인건비·자잿값 인상 ‘3중고·4중고’…양식업도 도산 직면
진주·고성 하우스 한달 난방비 감당안돼 품목전환한 예도 있어
정부·지자체 면세유류·전기요금 인·상분 지원 대책 확대 절실
인건비와 자잿값 인상에 한파 속 기름값·전기요금까지 오르면서 농·어업인들이 ‘3중·4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농가들은 농사품종을 바꾸거나 농사를 포기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농어가에 대한 지원에 나섰지만, 농어업인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다.

 
기름값과 전기요금 인상이 가장 큰 타격이다.

특히 한파에 온종일 난방해야 하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하고 있다.

비료나 비닐 등 농사에 필수적인 자재를 석유에서 추출하다 보니 기름값이 오르면 자잿값도 덩달아 올랐다. 비료의 경우 예년보다 150∼20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김해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농자재값과 기름값 상승으로 기름과 전기를 사용하는 화훼농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각종 행사와 모임이 없어지면서 꽃 소비마저 줄어 화훼농가는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2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김해지역 화훼농가는 350농가 재배면적은 127ha에 이른다.

화훼 농가는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10월에 난방을 시작하면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사용 연료는 등유나 전기를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 상승한 연료비는 그대로 농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해화훼작목반 오관석 회장은 “전기를 사용해 난방을 하는데 한달 평균 300만원 정도 전기세가 더 나온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0만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800만원선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동화훼작목반 정윤제 회장은 “면세 등유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름값이 평균 800만원선 많을 때는 1000만원 가까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부터 농림부는 유가연동보조금을 통해 기름값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정 회장은 “1ℓ당 130원정도 지원하고 있지만 언발에 언발에 오줌누기”라며 “화물자동차보조금처럼 유류 지원을 인상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화훼농가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에다 지난 10.29 참사 등으로 꽃 소비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진주시 대곡면에서 하우스 6동에 3300㎡(1000평)의 호박농사를 짓고 있는 강위식씨는 “차량 4대분 1만6000ℓ의 기름을 입고했다”며 “수확기인 오는 3∼4월까지 난방을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추위로 인한 난방, 기름값 상승에 따른 경제적인 비용부담 등을 토로했다. 강 씨는 “그나마 지난해까지 난방비가 많이 소요되는 파프리카농사에서 난방비가 다소 적게 드는 호박농사로 바꾼게 다행”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기름으로 가동하는 온풍기 대신 조금이라도 저렴한 전기를 쓰는 발열등으로 교체하는 농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성군에서 15년째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조광복(58)씨는 올해가 가장 힘들다.

약 6611㎡ 비닐하우스를 유지하기 위해 드는 난방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ℓ당 약 1000원 가량이던 난방비는 최근 1700원까지 올랐다. 한 달에 약 4000ℓ를 쓰는 조씨는 난방비만 약 7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조씨는 “방울토마토 시세도 지난해보다 떨어져 이러다 내년에는 농사 못 짓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날씨까지 추워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어민들도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한 부담 가중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거제에서 대구잡이를 하는 공성택 거제대구호망협회장은 “고정비가 올라 요즘은 2번 조업 나갈 것을 1번 가고 만다”며 “조업을 나갈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양식장의 경우 펌프와 산소발생기 가동으로 전기 사용량이 많아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양식어가들은 약 1만㎡ 규모로 양식장을 운영하면 작년보다 전기요금이 20∼30% 올라 2000만원 정도를 내야 할 정도로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대폭 인상됨에 따라 어가당 연간 평균 전기료가 5200만~1억5600만원 추가 부담돼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너지 비용 급등에 따른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는 면세유류 문제해결과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 반대를 요구하는 전국 화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지자체에서는 농어업용 전기요금 인하 촉구 건의안’을 의결해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국회, 유관 부처, 한국전력공사 등에 전달했다.

취재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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