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역 역사와 문화 활용으로 지방소멸 막자
[기고]지역 역사와 문화 활용으로 지방소멸 막자
  • 경남일보
  • 승인 2023.02.0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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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진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
박정수 교수

 


신라 김유신 장군의 증조할아버지인 가야 구형왕의 능 앞에는 엄천강이 흐른다. 엄천강과 덕유산에서 발원한 남천강이 합류해서, 경호강이 이루어졌다. 산청의 인류는 경호강 주변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경호강을 낀 생초지역은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산청 생초 서북쪽에 태봉산이 있다. 태봉산 자락에 가야시대 무덤으로 보이는 고분군이 있다(경남기념물 7호). 원래 100여기가 분포 됐는데, 도굴 등으로 지금은 2~3기만 남았다. 무덤 형태나 규모 출토된 유물을 볼 때, 가야시대 상당한 권력을 누리던 지배층이 생초 지역에서 살아왔음을 알 수 있다. 생초가 지리산과 남강을 통한 물류 교역의 거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생초에는 매년 4~5월에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가 열린다. 산청 생초에서 의술활동을 한 조선 명의 유이태(1652~1715)가 있다. 유이태 의원은 거창 위천에서 태어나, 10세 전후에 외가가 있는 생초 신연마을에 정착했다. 그는 의학을 배운지 3년 만에 의술을 통달했고, 30세에는 의술의 경지에 도달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유 의원은 1713년 숙종대왕의 병환을 고친 공로로 숭록대부 품계와 안산군수를 받았다. 그러나 곧 바로 향리 생초로 귀향했다. 유이태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소아학파 마진학(홍역)의 문을 열기도 했다. 필자는 ‘명의 유이태 기념관’ 설립에 희망을 가져본다.
생초 하둔마을은 ‘새마을금고’의 발상지이다. 1963년 하둔 마을에 ‘신용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당시 마을의 좌장 권태선(1903~1970)과 이장 박봉술(1920~1980)이 주도적으로 설립했다. 세월의 흐름에 금고의 이름이 ‘신용협동조합→ 신용마을금고→ 새마을금고’로 바뀌었다. 현재 새마을금고는 성장해 1295개로 됐고, 자산은 260조원에 이른다. 산청군에서는 새마을금고 발상지인 하둔마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마을에 새마을금고 기념공원을 건립했다. 마을 주변 밭·논에 해바라기를 심어 새마을 기념공원과 해바라기 꽃과 연계한 새마을금고 해바라기 축제(가칭)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7~8월 새마을금고 해바라기 축제를 열게 되면 새마을금고 발상지의 홍보도 되고, 지역 농산물 판촉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생초 포평마을에 전통 옹기 공장이 여러 개 있었다. 옹기는 무엇보다 질 좋은 점토(흙)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생초 주변에는 옹기 자료인 점토가 많이 묻혀 있다. 생초는 전통 옹기의 본 고장이다. 그래서 이곳의 고유문화인 전통 옹기를 살려야 한다. 지금의 옹기는 예술이다. 관람객들이 직접 손 물레를 이용해 접시, 컵 등을 만들어보게 한다.
생초중고등학교는 폐교됐다. 폐교를 보완해 활용해야 한다. 교실은 ‘명의 유이태 기념관’과 ‘미술관’ 등을 만들고, 옹기 제작 공간과 교육장으로 하면 된다. 학교 운동장은 코스모스 꽃길을 조성해 옹기들을 전시·감상하게 한다. 그러면 생초는 계절에 따라 ‘꽃잔디, 해바라기, 코스모스’ 꽃이 피게 돼 ‘꽃 축제’가 1년 내내 열리게 된다. 생초 지역은 관광객의 사랑 받는 관광 지역이 될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읍면동 3463곳 중 1503곳(43.4%)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대책은 지방자치단체가 특성에 맞는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산청군의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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