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식당 줄어 들자 대체품으로 염소값 폭등
보신탕 식당 줄어 들자 대체품으로 염소값 폭등
  • 최창민
  • 승인 2023.02.07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Z세대 보신탕 안먹는데다 장년층도 꺼려
사육두수 급감·대체 보신 각광 염소값 폭등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보양음식으로 개고기 대신 염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신탕취급 업소는 줄어드는 반면 염소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최근 개는 사람과 교감하는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가운데, 이를 보양식품으로 먹는 것을 꺼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기, 50∼70대 어르신들이 즐겨먹던 음식문화와는 달리, 반려견과 친숙한 MZ세대(20대 젊은 사회인)들은 이를 멀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기존에 보신탕을 즐기던 어르신들도 종교적인 이유나, 반려견이라는 이유로 보신탕 자제를 권하는 자녀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이유다.

도내에 보신탕, 개 팝니다 라는 상호나 문구를 달고 영업하는 가게나 음식점이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진주시의 경우 개를 팔던 서부시장 골목 가게들은 사라졌다. 이곳은 수년전만해도 개를 잡아 문 앞에 걸어놓고 영업했던 곳이다. 도내 각지역에는 전반적으로 유명 보신탕 식당들이 하나 둘씩 폐업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 진주시민은 “과거에 보신탕집 뒤편에서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개를 취급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요즘 아이들이 반려견을 키우는 것을 보고서는 더 이상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반사적으로 염소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보신탕에 대한 거부감이 맛과 조리법이 비슷한 염소탕이나 염소엑기스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흑염소협회에 따르면 산지 흑염소 시세(1월 11일 기준)는 암염소 ㎏당 1만9000원으로 지난해 7월 1만1000원보다 73% 올랐다. 생후 3개월 된 암염소는 같은 기간 kg당 1만3000원에서 3만원으로 두배 넘게 뛰었다.

지역의 산지 흑염소 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

하동군에 따르면 4년 전인 2019년 kg당 6000원선이던 염소가격이 2020년 1만원으로 오르더니 2022년 연말과 올 초에는 2만원 선으로 2∼3배 폭등했다. 마리 단위로 치면 엑기스용 토종흑염소 40kg의 경우 60만원, 체구가 큰 50kg개량종(거세 수컷)은 90만원∼100만원을 호가한다.

이는 산지의 염소 사육두수가 감소한 것으로도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하동의 경우, 2020년 12월 말 염소사육두수가 2412마리던 것이 2021년 동기 1920마리, 2022년 동기 1887마리로 감소했다. 수요가 늘면서 2년 남짓한 기간에 사육두수가 500마리 이상 준 것이다.

하동군 관계자는 “찾는 사람이 많아 수요를 감당할수 없어 산지 염소사육두수가 크게 줄고, 가격이 치솟고 있는 추세”라며 “추후 축산농가소득을 위해 정책적으로 염소사육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엑기스를 만들기 위해 염소를 산지에서 구매하려면 한 마리에 6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산청에서 염소엑기스를 내려 판매한다는 한 주민은 “지난해 중순부터 엑기스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하지만 염소구하기가 어려워 영업을 아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목반에다 염소 4마리를 요청해놓았지만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구한다 해도 가격이 너무 올라 소비자가를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 요리업을 하는 관계자는 “보신탕문화가 사라지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염소가 대체재로 자리잡는 추세다”면서 “각 지자체도 이에 맞는 정책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창민·김윤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